라임, ‘파티게임즈’에 400억 넣는 조건으로 ‘아스팩오일’ 투자 개입
대규모 펀드환매 중단 사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이 주가조작 및 무자본M&A 세력에 단순 투자하는 것 이상으로 돈의 흐름을 직접 관리했다는 사실이 회계법인 보고서에 관계자의 증언을 통해 16일 밝혀졌다. [헤럴드경제] |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라임자산운용이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에 돈을 대주는 조건으로 주가조작에 가담하라는 요구를 했다는 의혹이 회계법인 보고서를 통해 제기됐다.
16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주식회사 파티게임즈 디지털포렌식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2017년 7월 코스닥 상장사 ‘파티게임즈’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파티게임즈는 범LG가 3세 구본현(52) 씨가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빠졌던 회사다. 구 씨는 해외도피했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된 상태다.
파티게임즈 주가조작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 씨 측근 이모(56) 전 부회장은 안진회계법인 측에 “라임자산운용은 400억원 BW 투자 조건으로 ‘아스팩오일’에 수수료 및 투자신탁으로 106억원을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고 밝혔다.
‘아스팩오일’은 코넥스시장에서 상장폐지된 회사로 코스닥 상장사 ‘리드’를 인수한 회사다. 리드는 한때 2만원대까지 주가가 치솟았다가 1000원 미만 동전주가 되고 경영진이 기소되면서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이 부회장은 “BW투자에 연루된 회사는 모두 라임자산운용이 거래하는 곳이며, BW발행 당일 순차 양도된 사유에 대해서도 라임자산운용 측은 알 것이나 파티는 모른다”고 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자신들이 파티게임즈와 연관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BW 보유자로 라임자산운용이 드러나지 않는 사유는 라임자산운용이 신한금융투자 등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넣고 운용을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대규모 펀드환매 중단 사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이 주가조작 및 무자본M&A 세력에 단순 투자하는 것 이상으로 돈의 흐름을 직접 관리했다는 사실이 회계법인 보고서에 관계자의 증언을 통해 16일 밝혀졌다. [헤럴드경제] |
파티게임즈는 2018년 3월 21일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에 라임자산운용은 일주일 뒤인 28일 한국투자증권과 4개 중소기업에 갖고 있던 BW를 판매했다. 당시 BW매도 상황에 대해 이 부회장은 “모든 양수인들이 라임 또는 신한금투에 우호적인 자산운용사로 정확한 사유는 라임자산운용 측이 알고 있다”고 답했다.
파티게임즈가 라임자산운용의 지시에 따라 106억원을 투자한 아스팩오일은 파티게임즈가 2017년 12월 28일 100억원을 회수한 직후인 같은달 31일 폐업했다.
안진회계법인 측은 파티게임즈의 주장 및 발견사항을 검증하기 위해 라임자산운용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라임은 응하지 않았다.
라임자산운용 투자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김정철 변호사는 “무자본 M&A 후 주가조작을 위해 사전에 상호간의 자금 돌려막기 등이 기획·실행된 것이다”며 “BW투자 후 라임자산운용의 이종필 부사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던 리드로 자금이 유입되도록 했다. 투자를 조건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 재투자 할 것을 협의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잠적한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라임 투자 피해자들로부터 투자 경위와 피해에 관한 진술서를 받고 있다. 최근 라임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를 청와대 관계자가 막았다는 취지의 녹음 파일도 확보하고 관련 내용을 분석중이다.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