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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독해 재사용” “공적마스크 양보”…‘마스크 품귀’가 불러온 풍경
칫솔·젖병·침구류 사용 자외선소독기로 마스크 소독
“마스크 재사용 가능하니 양보하겠다”는 누리꾼 생겨
전문가 “자외선 소독기만 효과…비상시에만 재사용”

전국적인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온라인상에 ‘자외선 소독기’ 등을 이용한 마스크 재사용 사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직 자외선 소독기여야만 효과가 있다”며 “가급적 일회용 마스크는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세종시 고운동에 사는 주부 윤모(50) 씨는 사용했던 마스크를 격일로 재사용한다. 사용했던 마스크에 소독용 에탄올을 뿌려 햇볕에 말리고 마스크가 마를 동안 새로운 마스크를 쓰는 식이다. 사용한 마스크는 다시 같은 방식으로 건조한 뒤 번갈아 다시 쓴다. 윤 씨는 “이전에 사 둔 마스크가 다 떨어져가서 마스크를 소독 후 건조해 재사용하고 있다”면서 “남편과 10살 차이인데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은 금요일이라 아직 마스크를 못 샀다”며 아쉬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전국적인 마스크 품귀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일 ‘마스크 5부제’가 시작됐지만 3일째인 11일에도 “여전히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는 사람들의 전언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용했던 마스크를 소독·건조해 재사용하거나, ‘공적 마스크를 사지 않고 양보하겠다’는 캠페인에 동참하는 등 그간 볼 수 없던 새로운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자외선 소독기 판매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6% 증가했다. 반면 지난 1월 1~19일 같은 기계의 판매량 증가율은 15%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후 자외선 소독기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온라인에서도 ‘마스크 자외선 소독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날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마스크를 자외선 살균기에 소독해 봤다. 마침 집에 침구류·집 먼지 진드기 퇴치용 살균기가 있었는데 습기, 침 등 입 냄새 원인과 담배 냄새 등이 사라졌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 이용자는 ‘(마스크)살균을 앞뒷면 각 30분씩 하는데, 하고 나면 살균 냄새가 난다’고 부연했다.

지난 10일 강원 횡성의 한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의 이용자도 ‘(마스크)사기 힘들어서 별 궁리를 다 한다. 그릇 살균 소독기나 도마·칼 살균 건조기에 30분 정도 살균해서 쓰니 냄새도 안 나고 뽀송뽀송하고 좋다. 둘 다 없다면 칫솔 살균 소독기에 넣어 놓고 (다시)쓴다’는 글을 올렸다. 경기 화성 동탄 지역의 한 온라인 맘카페 이용자도 ‘마스크를 2~3일 사용해야 하는데 오염이 걱정(된다). 젖병 소독기나 식기 건조 살균기에 있는 자외선 소독기능을 이용하면 좋다는데 다 없어서 칫솔 살균기를 이용한다. 신랑이 마스크를 재사용하면서 새 마스크 냄새 난다고 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마스크 재사용에 대해 “자외선 소독기여야만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김현욱 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UV(자외선) 자체는 UV-C일 때 (바이러스 소멸)효과가 있다고 검증이 된 상태지만 (소독)장치마다 효과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자외선 강도와 조사(照射) 시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외선 강도에 따라 5~30분 정도의 단시간 내 바이러스 소멸이 가능하다”며 “보수적으로 잡았을 때 그런 방법으로 재사용을 한다면 횟수는 5~10회, 기간은 일주일 정도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제일 좋은 건 일회용 마스크는 사용하고 바로 버리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방법은 마스크가 귀해지고 긴급한 상황에서만 쓰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당장은 마스크가 없어서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외선 소독기가 아니거나 면 마스크라면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지 않고 양보하겠다’는 캠페인도 온라인상에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경기 고양의 한 온라인 맘카페의 이용자는 ‘급한 사람에게 양보합니다’·‘마스크 안 사기에 동참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사진을 게재했다. 고양의 또 다른 맘카페 이용자도 지난 9일 ‘나는 오케이, 당신 먼저’·‘나에게 배당된 마스크를 양보하겠습니다’ 라고 쓰인 사진들을 올리며 ‘집에 구비해 둔 마스크가 있어 더 급한 사람들이 많기에 양보해 본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저도 (약국에)안 가려 한다. 꼭 필요하신 분들이 구매할 수 있었음 좋겠다’, ‘정말 필요한 분께 갈 수 있게 지금 있는 거나 아껴 쓰려 한다’ 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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