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코로나19 초비상] 따뜻해지면 전파력 약해진다는데…“섣부른 낙관은 금물”
날씨와 코로나19 상관관계…전문가들 갑론을박
“계속해서 확산할 수 있다는 가정아래 대응해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급속 확산되면서 날씨와 상관 관계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기온 만으로 유행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헤럴드DB]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날씨와 코로나19 확산 전망을 놓고 기온이 오르면 바이러스의 증식 속도가 둔화할 거라는 예측과 그렇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기온 변화와 관계가 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겨울철 감기를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5월 정도가 되면 증식 속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는 돼 있지만, 코로나19는 신종이라서 어떤 패턴을 보일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인 메르스도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게 6∼7월”이라며 “기온만 가지고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날씨가 풀리면 바이러스 확산이 주춤할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2002~2003년 중국에서 유행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 기온이 오른 뒤 수 개월간의 유행이 그쳤다. 코로나19와 사스는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하고, 두 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80% 정도 유사한 만큼 유행 패턴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중산대학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는 기온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 바이러스는 8.72℃에서 가장 빨리 전파되며, 그 이상에서는 확산세가 둔화한다”고 보도했다.

국내 한 보건 전문가는 “기온이 올라가면 바이러스의 안정성도 낮아진다”며 “날씨 변화로 바이러스의 전파력과 안정성이 줄어든다면 우리는 코로나19 확산세의 둔화를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많은 나라의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계절성 독감처럼 코로나19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그 전파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싱가포르와 태국 등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국가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한 바 있어 속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증가속도가 누그러진 중국과 홍콩은 여름이 오면 좋아질 수 있지만, 남반구가 겨울이 되면서 해외에서 코로나19가 역수입되는 사례가 많아질 수 있는 만큼 유행이 올해 안에 종식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국내의 다른 보건전문가는 “코로나19 확산은 값싸고 효율적인 백신이 개발되거나, 인구의 대부분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자연적인 면역력이 생기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강력한 통제 조치로 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출 수 있다면 백신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임상시험에는 1년이나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버드대 보건대학 연구팀도 “중국 광시 장족자치구나 싱가포르 등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날씨가 따뜻해지는 것만으로 코로나19 확산세의 둔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며 강력하고 광범위한 방역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마이크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은 “독감처럼 여름이 오면 코로나19가 사라질 것이라는 잘못된 희망을 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계속해서 확산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