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어수선한 때에도 주지사가 한국을 찾아 위기극복 의지와 변함없는 우정을 약속한 사이판의 북마리아나제도가 깨끗한 여름엔 사이판 이웃섬 티니안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사이판, 티니안, 로타를 품는 북마리아나 제도는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및 의심자 0명으로, 방역 및 확산 방지에 힘쓰고 있다. 한국인에 대한 우정은 최근 랄프 델레온 게레로 토레스의 전격 방한에서 잘 나타난다.
티니안 타가비치 |
4일 북마리아나제도에 따르면, 티니안(Tinian)은 사이판, 티니안, 로타 3개의 섬으로 대표되는 북마리아나 제도에서 나만의 고요한 휴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장소로 손꼽히는 섬이다.
3000명 이상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티니안은 사이판보다 조금 작은 면적의 섬이지만, 거주민은 현저히 적어 광활한 자연이 있는 그대로 살아 숨쉬는 휴양지이다.
섬 남서쪽에 위치하는 마을 산 호세(San Jose)를 중심으로 열대 기후 속의 드넓은 목장과 푸르른 바다, 역사적인 장소 등을 모두 간직한 섬 티니안은 아름다운 휴양지 속에서 다채로운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다.
티니안섬 산호세 교회 종탑 |
제2차 세계대전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산 호세 교회 종탑(Old San Jose Church Bell Tower)은 티니안의 아픈 역사를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이다.
스페인 통치 시대였던 17세기 말에 세워진 20미터 높이의 이 종탑은 산 호세 교회 앞에 자리한다. 태평양 전쟁 당시의 포격으로 인해 일부분 파손된 모습과, 탄흔들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어 티니안을 스친 전쟁의 아픔의 산증인이다.
티니안 브로드웨이 |
티니안의 중심부를 쭉 뻗은 직선으로 가르는 도로 브로드웨이는 이 섬의 필수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이다. 섬의 남쪽과 북쪽을 시원하게 잇는 도로를 질주하는 것만으로도 티니안을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이 도로는 뉴욕의 맨해튼을 가로지르는 도로 브로드웨이의 이름을 따 지어졌지만, 도로 양옆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더 푸르다.
섬의 북동부에 자리하는 바다의 천연 분수 블로우홀에서는 오직 티니안만이 허락한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파도가 부딪힐 때마다 넓은 산호초 사이로 난 구멍을 통해 물줄기가 분출하는 모습이 매 순간 반복되며, 이 물줄기는 최대 20미터까지 치솟기도 한다. 물줄기가 분출되는 구멍 주변으로 크고 작은 에메랄드 빛 바닷물 웅덩이가 수영장처럼 고여 있는 것 또한 독특한 풍경이다.
하우스 오브 타가 |
한때 티니안의 왕족에게만 허락되었던 타가 비치는 언제나 사랑 받는 일몰과 물놀이 명소이다. 타가 비치는 티니안을 터전으로 삼았던 고대 차모로족의 족장이었던 타가와 그의 가족들만이 해변에 입장 가능한 시절이 있었을 만큼 특별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해변 전체가 아늑한 절벽에 둘러싸여 있어 계단을 타고 모래사장에 내려가 서 있어보면 나만의 프라이빗 비치를 선물받은 듯한 기분에 취할 수 있다.
고대 차모로족의 힘을 상상해볼 수 있는 하우스 오브 타가는 산 호세 마을 인근에 위치한다. 원주민들에게 신화적 인물인 타가 족장은 자신의 집을 짓기 위해 높이 약 4m에 달하는 라테스톤 돌기둥을 맨손으로 땅 위에 세울 만큼 괴력을 자랑하는 인물이었다. 현재는 하나의 돌기둥만이 땅에 세워져 있지만, 과거 차모로족의 건축기술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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