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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체 누가 다 사가나” 시민들 원성 ‘빗발’…공적마스크로 유통업체 마스크 수량도 줄어
공적마스크 공급 엿새째지만 여전히 마스크 대란
한시간씩 줄 서도 허탕…대구도 계속 마스크 부족
이마트 등 유통업체들 ‘공적 물량 탓 공급량↓’ 공지
지난 2일 ‘마스크 품절’ 안내 공지를 붙여 놓은 경기 고양시의 한 약국.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하안동의 한 약국 앞. ‘공적 마스크’를 사기 위한 대기 행렬이 50m 넘게 늘어섰다. 오전 8시45분께 판매가 시작됐다. 줄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9시가 되자, 늘어섰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마스크 판매가 완료된 것이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줄을 섰지만 마스크를 사지 못했다는 50대 여성은 “약국에서 50번까지 (대기)번호표를 지급했다는 얘기를 뒤늦게 들었다”며 “헛걸음 하기 전에 미리 이야기를 했으면 기다리지도 않았다”고 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품귀 현상에 대응하고자 공적 마스크를 공급한 지 이날로 엿새째가 됐지만 마스크 품귀 현상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스크 구매를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경우는 기본이고, 긴 기다림에도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 곳당 100장의 마스크가 배분되는 약국은 판매가 개시된 지 얼마 안 가 동이 나기가 일쑤다.

부산 금정구에 사는 박모(34) 씨 역시 지난 2일 약국 네 군데를 돌아다녔지만 들리는 약국마다 ‘공적 마스크 판매 완료’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박 씨는 “우체국이나 하나로마트에는 감염이 무서워서 못 간다”며 “약국에서 판다고 하기에, 두 시간 가까이 마스크를 사러 돌아다녔는데 전부 판매가 완료됐다. 도대체 마스크는 어떻게 사는 거냐, 누가 다 사는 거냐”고 꼬집었다.

판매 개시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도 마스크를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갑자기 지급된 대기표에 한참 동안 줄을 선 사람도 대기표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례 많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벽제농협 하나로마트는 지난 1일 ‘오후 2시부터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공지한 뒤, 줄을 선 사람에게 오후 1시부터 표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400장의 대기표는 30분만에 동이 났다.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섰지만 대기표를 받지 못한 50대 남성은 “대기표가 있어야 한다”는 농협 창구 직원 말에 “어제도 허탕을 쳤다”며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같이 줄을 섰던 한 중년 여성은 “마스크라는 걸 한 번 보고나 싶다”고 비꼬기도 했다.

전체 확진자의 70%가 집중돼 마스크 공급이 시급한 대구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구 달서구에 사는 손모(26) 씨도 마스크 구매를 위해 달서구 성서우체국을 방문했지만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했다. 손 씨는 “오후 5시에 마스크를 푼다고 해서 4시쯤 가서 기다렸다”며 “이미 품절이더라. 줄 선 사람들한테 번호표 다 줘 버린 후였다”고 말했다.

공적 마스크를 우체국, 농협 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풀고 있지만, 오히려 ‘감염’ 우려 때문에 접근을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다. 박 씨는 “하나로마트나 우체국에 사람들이 줄선 곳을 보고 마스크 사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나마 동네 약국에 가는데, 모두 판매가 완료됐다. 웃돈을 더 줘서라도 개인이 하는 온라인 판매점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 기업이 운영하는 온라인 판매점도 마스크를 구하기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30대 남성은 “최근에 10개에 3만9900원짜리 마스크를 인터넷을 통해 주문했는데, 물량 부족으로 주문이 자동 취소됐다”며 “이후 들어가 보니 마스크가 4만9900원으로 올라있더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공적 마스크 물량을 늘이면서 유통업체는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전보다 더욱 어려워졌다. 서울 영등포구 이마트 여의도점은 지난달 29일부터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정부 주도의 공적 판매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약국, 우체국 등에 입점되는 물량이 확대되고 상대적으로 유통업체로 입점되는 수량은 현저히 감소한다’는 안내문을 써 붙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여의도점에서만 관련 안내문이 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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