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 박차, 실효성에는 의문

박원순 시장 “신천지 신도 1500명 연락 불응”

신천지측 명단과 자체조사 명단과 차이 확연

10~20% 가량 연락 두절, 아예 조사거부까지

신천지 전수조사 실효성 있나…정부·지자체 명단 다르고 연락두절에 조사거부까지
울산시 공무원들이 27일부터 3월 11일까지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울산시는 2인 1조로 하루 120명 공무원을 투입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전국의 신천지 신도 명단을 넘겨받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본격적인 전수조사에 들어갔지만 조사의 실효성에는 의문을 낳고 있다. 정부가 신천지로부터 제출받은 신도 명단과 일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확보한 명단에 차이가 있는 데다 연락을 아예 피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신천지 교단으로부터 전체 신도 명단에 빠져 있던 ‘교육생(예비신도)’ 명단을 추가로 입수했다. 교육생 6만5000명을 포함해 정부가 명단을 입수한 전체 신천지 교인 수는 31만명을 넘는다.

부산과 울산, 경남이 정부로부터 받은 부울경지역 신도는 총 2만7151명이다. 이들 지자체들은 공무원 1000여명으로 구성된 자체 전담반을 꾸려 강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부산 1만4521명, 경남 8617명, 울산 4013명에 대한 1차 조사가 진행됐지만 명단의 20% 이상이 연락이 되지 않거나 조사에 불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27일 공무원 407명을 투입, 하루만에 1차 조사를 완료했다. 연락이 되지 않거나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신도들은 경찰과 공조해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일선 경찰서별로 10~20명의 인원을 차출해 전체 288명으로 구성한 신천지 추적 전담팀을 발족했다. 울산시는 통화를 시도한 인원 중 20% 가량이 연락이 닿지않고 68명 이상이 이상 증세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응답자 가운데 200여명은 기침이나 발열 등의 증상이 있다고 답했으며, 전화통화가 되지 않은 신천지 교인은 10% 미만으로 보고, 향후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1만2905명(94.9%)의 상태를 확인했지만 연락처가 다르거나 전화 거부, 입대 등을 이유로 692명과 통화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서울 신천지 교인 1500명이 시의 연락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7일 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신천지로부터 2만8300명의 명단을 받아 오늘 종일 전화를 돌렸는데 1500명 정도는 아예 응답하지 않거나 (연락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지자체들은 전수조사를 마친 뒤 조사결과 파악된 유증상자들을 대상으로 즉시 검체를 채취,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격리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부산=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