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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초비상] ‘집단감염’ 본격화하나…‘제2의 신천지·대남병원’ 사례 우려
교회·복지시설 중심 전국서 ‘동시다발 소규모 집단감염’ 급확산
서울 유명교회 부목사 확진 전 예배참석…2000명 무방비 노출
“환기시설·대피로 없는 교회·집단시설 감염병대응시스템 갖춰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외부와 접촉이 많거나 집단생활을 하는 교회, 복지시설 등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수백명의 확진자를 발생시키는 ‘제2의 신천지·대남병원’ 사례가 우려되고 있다.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천명 단위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헤럴드DB]

26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슈퍼전파 사건’이 벌어진 신천지대구교회를 비롯해 청도대남병원, 부산 온천교회, 천주교 안동교구 이스라엘성지순례단, 칠곡 중증장애인시설 등 대구 이외 지역에서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신천지대구교회에서는 25일 오전 9시 기준 499명의 환자가 나와 국내 전체 환자 893명의 56%를 차지했다. 청도대남병원 5층 폐쇄 정신병동에서는 100명이 넘는 환자가 보고됐다. 천주교 안동교구 이스라엘 관광단에서도 30명 이상의 환자가 나왔다. 165명이 기침, 발열 등 증상을 보여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부산 온천교회에서는 환자 22명이 보고됐다.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경북은 물론 대구와 수백㎞ 떨어진 서울, 광주, 강원 등에서도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환자가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보거나 지인을 만난 후 각자 지역으로 돌아갔다가 확진된 경우다. 이들로부터 파생되는 2차, 3차 감염 규모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경북 칠곡 중증장애인거주시설에서도 코로나19 환자 22명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지자체 보건당국은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시작한 집단감염으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입소자 중 한명의 모친이 신천지대구교회 신도로 지난 19일 코로나19로 확진됐기 때문이다.

이밖에 서울에서는 교회의 부목사, 항공사 승무원, 의료진 등이 잇따라 코로나19로 확진되면서 위험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들은 신천지대구교회와는 관련이 없으나 불특정 다수와의 교류가 잦은 사람들이어서 타인에 전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부목사는 지난 16일 오후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예배에는 교회 교역자와 신도 등 약 2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간호사 등도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싱가포르의 경우 환자 4명 중 1명이 교회에서 감염됐다”면서 “극장은 다중이용시설이므로 환기시설을 갖추고 대피로를 마련하고 있는데 교회는 24시간 사용되지 않는 곳이라 이런 시설로 지정이 안 돼 있다. (지정)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사례들이 계속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면서 “집단시설, 의료기관 감염으로 (확산이) 이어지지 않게 시설과 병원의 감염관리도 강화해 중증환자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감염원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당분간 환자 증가 추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지금 확진된 사람에게 노출됐던 사람들이 증상을 보이고, 확진자로 진단되면서 이번 주는 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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