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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견지명→역지사지’..왜 염태영은 코로나 19 전사가 됐을까
설연휴전부터 코로나 19 사태 직감
‘행복바이러스’ 전파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염태영 수원시장의 코로나 19 대응은 남달랐다. 선견지명(先見之明)으로 코로나 19 사태를 예견했고 설 연휴도 반납했다. 그래서 그는 전국 226개 지자체와 광역자치단체의 모범이 됐다. 총 1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수원시이지만 퇴원후 확진자와 가족의 사회적 낙인을 막기위한 역지사지(易地思之)와 동병상련(同病相憐)를 제안하고 실천했다. 경제적 낙인을 해결하기위해 고군분투중이다.

그는 지난 설명절이 전부터 이 사태 심각성을 정확히 예견했다. ‘과잉대응’은 그의 신념이다. 1월 22일 ‘수원시 코로나 19 대응 긴급대책회의’로 SNS 속보 1보로 시작한 부터 그는 지금까지 187보를 올렸다. 하루에 1회 또는 2~6회까지 속보가 올랐다. 수원시 카카오톡친구 40만명에게 동시에 보낸다. 수원시 홈페이지에도 코로나 19 정보공유 게시판도 소통창구다. 인구 125만 수원시민들에게는 염 시장의 SNS 속보는 언론·방송 뉴스보다 더 빠르다. 확진자, 능동감시대상자, 자가격리대상자의 상세한 정보와 동선도 공개한다. 이들의 고충과 애환도 함께한다.

염 시장이 SNS를 통해 코로나 19 속보를 공개하자 전국 광역·지자체장이 뒤따랐다. 염 시장의 기사 댓글에는 ‘잘한다’ ‘최고’ ‘1등’이라라는 수식어가 장식한다.

▶메르스 전사→코로나 19전사로 등극=염 시장의 코로나 대응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고 난 뒤 작성한 매뉴얼 ‘일성록’이 큰 도움이 됐다. 염 시장이 직접 백서를 만들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수원을 방문할때 염 시장은 이 책을 선물로 줬다. 총리가 코로나 19 행정을 펼칠때 꼭 도움이 되라는 의미다. 우한 교민 최초 입소하는 진천·아산 주민들이 반발할때 염 시장은 메르스때 수원시 사례를 공개했다. 난리통에 중심을 잡았다. 보도직후 이들 주민들은 염 시장 논리대로 우한교민을 하루만에 받아들였다. 메르스때 79번 환자가 사회적 낙인이 찍혀 힘든 생활을 보낸 경험을 알리고 역지사지를 통해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고있다.

염태영 수원시장.

▶전국 롤모델 염태영에게 배워라=사실 설 연휴 기간이 한국 타 광역·지자체장들이 연휴를 즐기는 동안 염 시장만 코로나 19 방역에 올인했다. 당시 타 지자체장 페이스북을 찾아보면 어디에서도 코로나 19 심각성을 알리는 글이 올라와있지않다. 방심했다는 얘기다. 염 시장 페이스북에만 실시간 속보와 국내 코로나 19 행동수칙이 시간대별로 소개됐다. 설 연휴가 끝난후 전국 226개 지자체와 광역자지단체는 염 시장 SNS 대응책을 롤모델로 삼고 벤치마킹했다.

수원시 자가격리시설.

▲자가격리시설 설치=염 시장은 국내 최초로 자가격리대상자 입소시설을 마련했다. 신의 한수로 불린다. 수원유스호스텔에 마련된 이 곳은 뒤편으로 야트막한 산림이 있고, 지금은 사용하지않은 건물과 부지에 둘러싸여 인근 주택단지는 물론 빌딩마저 눈에 띄지않는 요새다. 당초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로 활용됐던 건물인데다 농업관련 연구기관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외부인은 커녕 가끔 지나는 비행기소리만 적말을 깰뿐이다. 차량과 주민이 오가는 길목은 600m 떨어져있다. 그 중에서 가장 깊숙이 위치한 숙소동이 자가격리대상자 임시생활시설로 사용된다. 님비가 있을 수 없는 곳을 찾아내 코로나 19 확산방지에 올인했다. 수원지역 확진자 3명(15번,20번,32번) 가족들이 이곳에 머물었다. 숙소동 주변에는 접근금지를 알리는 주황색 폴리스라인이 둘러쳐있다. 접근하는 모든 길목과 관리동에서 숙소동으로 향하는 모든 통로까지 차단했다. 매일 보건소에서 방역을 한다. 1층 회의공간에는 지원상황실이 마련됐다. 한켠에는 휴지, 고무장갑,수세미, 밴드 등 생필품이 담긴 구호키트가 마련됐다. 총 5명이 상주 근무한다.

▶발빠른 중국 유학생 격리책=다음달 새학기 개강을 앞둔 대학가에 코로나 19 확산 비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염 시장은 코로나 19 로 개강이 연기됐지만 이들을 가둬둘 수도 없고, 개강을 언제까지나 미룰수도 없다. 염 시장이 대학개강을 앞두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강도높은 대책을 내놨다. 그는 “다가오는 3월, 대학 개강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학 구성원들과 중국에서 입국하는 유학생들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했다. 경기대, 성균관대, 아주대 등 수원지역 3개 대학과 용인 소재이지만 수원거주 학생이 많은 경희대까지 긴급회의를 가졌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유학생은 1인 1실 배정으로 어느 정도 격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염 시장은 걱정이 앞선다. “그렇더라도 기숙사 외출을 24시간 단속할 수 있을지, 자취나 하숙 등 학교 밖에서 생활하는 유학생에 대해 모니터링 등 실효성있는 대책은 가능한지. 뿐만 아니라 모든 유학생을 2주간 기숙사 생활로 격리할 경우, 이들의 식사와 방역 등에 들어갈 비용은 누가 어떻게 부담해야 할지 등 빠른 검토와 대책이 필요합니다”고 했다. 그는 대학 총장들과 만나 이 문제를 고민하고 촘촘히 계획을 짰다.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중국어 호소문을 냈다.

▶‘염태영 법’ 마침내 국회 발의=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기초지자체장으로서 권한이 없어 감염병 대응에 한계를 느낀 염 시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에 “기초지자체에 감염병 역학조사관 채용 권한을 부여해 달라”고 지속해서 요청했다 이번 코로나 19가 발생하면서 그는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직접 건의했다. 드디어 염태영 수원시장이 정부에 꾸준히 요청한 ‘기초지자체에 역학조사관 운영 권한 부여’가 포함된 법안이 통과됐다. 수원 역학조사관 활동은 활발하다.

염태영 수원시장 페북 캡처.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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