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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비서실장 “美경제 위해 더 많은 이민자 필요”
WP, 옥스포드대 강연 녹취 보도
‘합법이민’ 캐나다·호주정책 호평
‘反이민’ 트럼프 입장과 배치 주목

믹 멀베이니(사진)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20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진행한 한 강연에서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려면 트럼프 행정부는 더 많은 이민자가 필요하다”고 말한 걸로 파악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는 백악관 고위 관료들의 이민 관련 공식 입장과 배치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WP에 따르면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은 이날 옥스퍼드대의 토론모임인 옥스포드유니언에 참석, “우린 간절히 더 많은 사람을 원한다”며 “지난 4년간 경제성장을 해왔는데 이를 더 북돋을 사람이 부족해지고 있다. 이민자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합법적으로 들어오는 더 많은 이민자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멀베이니 대행의 발언은 백악관 실세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선임고문 등 핵심 관료들의 입장과 상충한다고 WP는 지적했다. 밀러 선임고문은 미국의 국경을 봉쇄하는 잇따른 정책을 내놓아 합법이든 비합법이든 이민을 억제하는 업무를 진행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내 이민 반대론자들은 이민자의 지속 유입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한 미국 노동자 층의 임금을 하락시킨다는 논리를 대고 있다. 이들의 이민정책은 ‘러스트 벨트(Rust Belt·중북부의 낙후된 공업지대)’를 공략한 핵심 선거전략이었다.

그러나 멀베이니 대행의 언급은 이민이 미국 경제의 주요 엔진이라는 관점에서 보수적인 공화당 견해와 궤를 같이한다고 WP는 분석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아울러 캐나다와 호주의 이민시스템을 호평,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그런 국가들에 가까운 모델을 준비하길 원한다”며 “그 모델을 더 확장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했다.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들에게 이민 우선권을 주는 방향을 염두에 두는 걸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단순히 미국에 살고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한 이민이 아닌 고숙련 이민자를 우대하는 쪽의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이 정책은 그러나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1기때엔 그렇게 안 될 거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정책에 대해 오락가락해왔다는 지적이다. 합법적 이민을 억제하겠다고 말하다가도 다른 때엔 늘리겠다고 하는 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국무부가 발급한 이민비자의 수는 이전 대비 17%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WP는 전했다. 현 이민정책 옹호자들은 미국이 연간 100만명의 이민자에게 합법적 영주권을 부여하고 있고, 이는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많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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