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전이 면밀 모니터링 밝히면서도
“美경제 일부 영향” 등 경제전망 수정 말아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1일(현지시간) ‘통화정책과 경제 상황’에 관한 미 의회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을 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스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관련, “중국에서 발생한 치명적 바이러스의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혼란을 야기하고, 글로벌경제의 다른 국가로 전이할 것인지를 특히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신종 코로나로 1분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금융서비스위 소속 의원들이 신종 코로나의 미국 경제에 대한 지속적이고 실제적인 영향 여부를 묻자, “일부(some), 매우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답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가 해야 하는 질문은 (신종 코로나가) 미국 경제 성장에 관한 실질적 재평가를 해야 할 정도로 지속적인 영향이 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해선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 경제성장도 적정해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연준이 견지하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바꿀 것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연준 측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 관련 경계 수위를 높여왔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를 ‘와일드 카드(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표현했고, 최근 발간한 반기통화정책보고서엔 무역에 잠재적 방해가 되는 등 ‘새로운 위험’으로 적시했다.
이를 감안하면,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다시 ‘신중 모드’로 돌아간 셈이다. 시장에선 신종 코로나의 경제적 파장이 본격화하면 연준이 올해 말께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걸로 점치고 있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관련해선 “미리 설정된 경로는 없다”며 “경제에 대한 정보들이 우리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면, 현재의 통화정책은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 풍부한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환매조건부채권 조작) 관련, “이런 기술적인 조정들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뒷받침한다”며 “정책 기조의 변화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날 내놓은 2021회계연도 연방 예산안이 1조달러 가량이 재정적자를 포함하고 있는 것과 관련, “경제가 좋을 때 지속가능한 예산을 짜야 침체기에 접어 들었을 때 정책 집행가들이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을 받는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는다고 질책해왔고, 이날도 트윗에 “제롬 파월이 의회 증언을 시작할 때 다우지수는 125포인트 오르고 있었지만, 파월의 발언이 나오면서 지금 ‘마이너스’ 15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연준의 기준금리는 너무 높고, 수출에 있어 달러화는 거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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