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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출 포비아’가 만든 일상…코노·PC방 지고 OTT 뜨고
신종 코로나 감염증 사태 장기화
OTT·TV시청 전달보다 10% 증가
노래방·PC방 이용 20%이상 줄어
마스크·장갑 등 끼고 게임하기도

“주말에는 이불에서 귤이나 까먹으면서 영화 봐야죠. 이불 밖은 위험해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불밖은 위험해’라는 유행어가 현실이 되고 있다. ‘집밖 포비아’에 따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TV 시청 등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 이용은 늘어난 반면, 마이크·마우스·키보드 접촉이 불가피한 코인 노래방(코노)과 PC방은 방문객이 크게 떨어졌다.

11일 복수의 코인 노래방·PC방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 탓에 마이크에 입을 대고 부르는 코인 노래방과 마우스·키보드를 접촉하는 PC방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인 노래방은 30%, PC방은 20% 가량 이용객이 줄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코인 노래방을 운영하는 이모(57) 씨는 “요즘 들르는 손님들은 마이크 덮개를 꼭 찾는다”고 말했다. PC방을 운영하는 안모(45)씨도 “손님 중에 마스크랑 장갑을 끼고 게임하는 손님도 봤다. 다들 물티슈를 들고 다니면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닦고는 한다”고 했다.

각종 운동기구를 회원들과 공유해야 하는 헬스장도 마찬가지다. 익명을 요청한 한 헬스장 회원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가쁜 숨을 내쉬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신종 코로나 감염 걱정에 헬스장 이용이 꺼려진다”면서 “이번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회원권(적용)을 중지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반면 집안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 등 OTT와 TV 시청은 늘었다. 신종 코로나를 피해 여가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겠다는 사람들의 의식을 보여 주는 방증인 셈이다.

넷플릭스와 함께 국내 OTT 시장을 이끌고 있는 SK텔레콤 ‘웨이브’ 자료를 보면 올해 1월과 2월 초순(1~9일) 영화 유료 구매(PPV 판매) 건수를 비교한 결과 2월이 1월에 비해 7.3% 증가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보통 시청량이나 영화 판매는 휴일에 많다. 그러나 올해에는 신정(1일)이 있는 1월 초에 비해 2월 초가 월등히 많다”며 “일평균 구매(건수)를 비교하면 2월 초순이 신정을 제외한 1월 초순에 비해 약 18% 많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 여파를 반영하듯 집에서 보는 영화 중에서는 재난 영화의 인기가 눈에 띈다. 감염병을 다룬 영화 ‘컨테이전’의 시청 시간은 평상시보다 무려 6631% 증가했으며 ‘퍼펙트 스톰’(313%), ‘에베레스트’(230%), ‘타이타닉’(185%) 등 다른 재난 영화에 대한 선호도 급증했다. KT의 OTT ‘시즌’에서도 전염병을 다룬 한국 영화 ‘감기’의 시청 횟수가 2869% 늘기도 했다.

TV 시청자수도 급증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일요일이었던 지난 9일 ‘시청자수 톱20’ 총 시청자 수는 2454만8000명이었다. 반면 1개월 전이자 같은 일요일인 지난달 12일에는 2237만2000명으로 200만명 이상 차이가 난다. 금요일인 지난 7일(2162만8000명)과 지난달 3일(1980만4000명)을 비교해 봐도 증가치는 비슷했다.

외출을 꺼리고 하루종일 집에 머물다 보니 ‘층간소음 민원’은 늘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층간소음 문제로 경찰차가 오가는 일까지 벌어지자 관리사무소에서 매일 “이웃 간에 배려해 달라”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어린 자녀들마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 있게 하면서 층간소음이 더 심해진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라는 비상사태에 국민 모두 예민해질 수밖에 없지만, 그럴수록 서로에 대한 관용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이 뛰어노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집안에서는 부모들이 잘 통제해야 하고, 이웃끼리 상대방을 더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호 기자, 주소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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