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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대 학생들 “신종 코로나 확산 막는다면서 졸업증은 왜 현장배부?”
고려대, 학위수여식 취소·학위증서 현장배부 결정
학생들 “현장배부 문제 없다면 졸업식 해도 될텐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오전 외국인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한국어 교육기관 중 하나인 서울 성북구 고려대 한국어센터에 휴강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고려대는 오는 25일 개최 예정이던 학위수여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박지영 수습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대학들이 속속 졸업식 취소 결정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가 이른바 ‘졸업장’으로 불리는 학위증서는 현장에서 배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고려대 측이 ‘학위 가운 대여’를 공지했다가 추후 ‘의견 수렴 중’으로 변경하면서 갑자기 바뀐 조치에 학생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11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학교는 오는 25일 예정됐던 ‘2019학년도 전기 제113회 학위수여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오는 24~27일, 나흘에 걸쳐 각 학과(부) 사무실에서 학위증서를 분산해 배부하기로 했다.

앞서 고려대 측은 지난 7일 “학위 가운은 예년처럼 대여해 졸업생 여러분과 가족들이 개별적으로 기념촬영 등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공지했으나, 지난 10일 “학위가운 대여 여부는 졸업생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방침을 바꿨다.

이 같은 조치에 학생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오는 25일 졸업식이 예정돼 있던 고려대 학생 김모(26) 씨도 “학위 증서를 현장에서 배부하는 건 문제가 없는 거냐”며 “그렇다면 졸업식 취소도 안 해도 되는 것 아니었나”고 말했다. 졸업예정자 박모(27) 씨도 “원래 우리 학교(고려대)는 여름 졸업식이 없어 다른 학교처럼 미루지도 못하는데 미루는 것도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어차피 학위증도 현장에서 배부하면 사람 몰리는 건 똑같은데 그럴 바에는 졸업식을 하거나 여름으로 미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졸업예정자 강모(24) 씨는 “2만 학우면, 한 학년에 5000명인 셈이고 5000명 정도가 졸업할 텐데, 이를 4일로 나눠도 하루에 1000명 넘게 오지 않겠냐”며 “하루 최소 300명씩 가족들까지 오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의 한 이용자는 ‘졸업식 취소 발표가 늦었으면 대체 과정을 제대로 논의해서 발표했어야 한다. 그냥 가운 대여만 한다고 쓰더니 3일 만에 그 결정 취소하고 공지를 내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20일 전에서야 겨우 띄운 가운 대여 공지 보고 부모님께서 사진 찍으러 오신다고 하셨다. 차표 예매해 뒀더니 학교 측 때문에 올라오실 필요 없다고 연락드리게 생겼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 대해 다른 학생들도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한다면서 졸업증서는 왜 현장 배부하나’, ‘가운은 현장 배부하면 (신종)코로나 걸리나’, ‘연차 24일로 했는데 너무 화난다’, ‘학교가 행정 처리를 제대로 하는 걸 못 보겠다’ 등의 글을 올리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고려대 측은 지난 10일 오후 학생들에게 “연기된 개강 시점까지 학내에 다중이 모이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조치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었다”며 “졸업예정자 여러분에게 학위 가운 대여와 관련해 긴급하게 의견을 구한다”며 설문조사를 보냈다. 고려대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11일 자정까지 학생들 의견을 수렴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28번째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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