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날개 단’ 신종 코로나 vs ‘뒷북 일관’ 방역당국
확진자 절반 우한 방문 이력無
정부, 검사지역 확대 “검토 중”
검역망 밖 ‘슈퍼전파자’ 활보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는데 방역당국의 대처는 매번 몇 발자국씩 늦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중국 이외 지역 방문자가 속속 확진자로 드러나고 있지만 이들 지역 입국자에 대한 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는 사이에 6일 4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생해 총 23명으로 늘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태국을 방문했던 16번 확진자(42세 ·한국 여성)는 발열, 기침 증상이 있어 신종코로나를 의심하고 지난달 27일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문의했지만 중국 방문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감염 검사를 받지 못했다. 전남대병원에도 들렀지만 마찬가지 답을 듣고 집으로 돌려 보내졌다. 결국 고열과 호흡곤란 등 심한 통증을 보여 지난 3일 전남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고 나서야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받고 확진됐다.

17번 환자(37·한국 남성)도 지난달 24일 싱가포르에서 귀국한후 열이 나 26일 한양대병원 선별진료소로 갔지만 중국 방문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단순 폐렴 검사만 받았다. 이후에도 열이 내리지 않아 동네 의원 두 곳을 방문했지만 의료진은 신종 코로나를 의심하지 않았다. 보건 당국이 감염 의심자의 ‘중국 방문력’만 따지다가 16·17번 확진환자를 조기 발견할 기회를 번번이 놓친 것이다.

16번째 환자는 증상이 발생한 지난달 25일에서 지난 3일 격리가 되기까지 10일간 무방비 상태로 지역사회를 누비고 다니면서 접촉자만 30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딸은 18번째, 남편은 22번째 환자로 각각 확진됐다. 17번째 환자도 확진 전 음식점과 마트 등을 다니고 지하철,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도 이용했다. 이처럼 ‘검역망’ 밖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만큼, 드러나지 않은 ‘제2, 3의 사례’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수퍼전파자’ 가능성이 우려된다.

현재 확진환자 가운데 절반이 우한 방문이력이 없고, 태국 싱가포르 등 중국외 지역 방문 확진자가 늘어나 중국 외 지역도 방문자로도 검사대상으로 넓히는 ‘사례정의’ 개정이 시급하다. 현재는 중국 전체나 후베이성을 다녀온 후 폐렴 증상을 보이는 사람으로만 국한해서 관리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의료진이 환자의 중국 이외 국가 방문이력을 조회할 수 있도록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며 “7일 검사 대상자 기준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례정의’를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제적인 대응은 커녕 한발자국 늦은 대응이다. 이렇게 뒤늦은 대응은 검사대상자를 후베이성 방문자로만 한정하다가 이외 지역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똑같이 빚어졌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 대한 추가입국 제한 조치도 한발 늦은 대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상당수의 국가들이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에 나섰지만 정부는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감염위험지역 5개성으로 확대하자는 요구에도 질병 예방·차단 효과와 비용 대비 경제성, 경제·외교적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며 여전히 검토중인 상황이다.

의료계 전문가는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중국 외 지역 방문자에게서 속속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도 중국 이외 지역 방문자에 대한 선별진료가 이뤄지지 않고 검사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선제적 대응으로 확산을 차단해야 할 상황에서 방역당국이 매번 한발 늦은 대응으로 화 키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