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람 더 데려오라” 신종 코로나 우려에도 집회 ‘계속’…감염관리 비상
평일에도 집회·시위 80건…주말엔 더 늘어날 듯
특정 보수단체 집회선 “사람 더 데려와라” 요구도
전문가들 “고령 사망자 많아…신종 코로나 조심”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보수 단체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주소현·홍승희 수습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방지 차원에서 대학교 졸업식 등 각종 행사가 속속 취소되고 있지만, 도심 집회·시위 행렬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어 감염 위험 우려가 증폭된다. 한 보수 진영 단체의 집회 현장에서는 주말 집회 규모 확대를 위한 ‘인원 포섭’ 지령까지 나왔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신고된 서울 시내 주요 집회·시위는 80여 건에 이른다. 신종 코로나 경계령과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은 규모다. 집회 신고 인원이 가장 많은 단체는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신고 인원 5000명)였고, 건설노조 각 지역 지부가 산발적으로 벌이는 노조원 고용 촉구 집회 신고 규모 역시 500~2000명에 달했다.

실제 이날 새벽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 일대에서 열린 건설노조의 집회에는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60여 명의 인원이 운집했다. 깜짝 한파를 피하고자 목도리나 보온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많았지만, 정작 신종 코로나 차단용 위생 마스크를 갖춰 쓴 사람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일부 집회 참가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차를 나눠 마시는 등 치밀한 접촉도 빈번히 일어났다.

문제는 이번 주말 도심 집회·시위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일부 집회 현장에서는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인원 포섭 요구까지 노골적으로 나왔다. 범투본 집회를 주도하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는 지난 1일 연단에 나서 “다음주부터 (집회 참여 인원이)계속 배로, 배로, 배로 증가해야 한다. 다음 토요일에는 한 분당 한 명씩 꼭 인도해 이 자리에 와 달라”고 당부했다.

시민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취소하거나 연기해 달라는 정부의 권고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주요 집회·시위 장소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 서초구의 집회·시위 빈발 지역 인근에 거주 중인 이영주(26) 씨는 “(집회를)잠시 접어 두거나, 강행하려면 철저히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했으면 좋겠다. 안전 불감증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고령의 집회 참가자가 많다”며 우려를 표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신종 코로나뿐 아니라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도 유행하는 시기”라며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고령에 고위험군일 가능성이 커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접촉에 의해 전염이 일어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신종 코로나 감염에 의한 사망자 중 고령자가 많은 만큼 최대한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yesye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