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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 폐렴 초비상] 식당 대신 배달·졸업식 대신 포토존…우한 폐렴이 바꾼 풍경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외출 자제
“취업준비도 도서관 대신 집에서”
대학 오리엔테이션등 줄줄이 취소

#1. 프리랜서 플롯 교사로 일하는 우수지(26)씨. 음악학원 등에서 강의를 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우 씨는 최근 들어 강의 후 찾는 식당 출입을 뚝 끊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들이 모인 식당에 가지 않는다”며 “지금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도 무조건 참고 집에 와 시켜먹는다. 치킨이랑 족발을 좋아해서 요즘 원없이 시켜먹고 있다”고 말했다.

#2. 서울 명지전문대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모(23) 씨는 졸업식 날 부모님에게 식사를 대접하려 했던 계획을 취소했다. 학교 졸업식 자체가 취소되고 호텔 뷔페도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일생 한 번 있는 대학 졸업식이 없어져서 충격”이라며 “대학 교육 시킨다고 고생하신 부모님을 호텔 뷔페에 모시려고 돈을 모았지만, 결국 취소했다”고 했다.

우한 폐렴이 일상의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마스크를 끼고 학교 수업을 듣거나, 어디를 가도 손세정제가 비치된 장면은 익숙한 풍경이 됐다. 식당을 찾기보다 배달로 식사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졸업식과 신입생 OT 등 각종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우선 우한 폐렴의 창궐 이후 사람들은 극도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퇴근길 사람들로 붐비던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등은 한산해졌다. 취업준비생들은 도서관 대신 집을 택했다. 숙명여대 재학생인 한 취업준비생(28)은 “학교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문제집을 풀거나 출석 체크 스터디를 하는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그냥 집에서 공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려대 한국어센터는 ‘한국어 정규과정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사실과 함께 수업 시간에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학생들에게 알렸다. 마스크 가격도 올랐다. 서울 시내 한 매장에서는 500원이었던 마스크 가격이 열흘도 안 돼 10배인 5000원이 됐다.

사람들의 외출 자제로 배달음식업계는 때 아닌 성황을 맞았다. 31일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28일~31일 배달의 민족을 통한 주문율은 설 명절 전에 비해 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연휴 직후에는 주문율이 6~15% 감소하는 예년과 다른 결과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연휴 이후 배달음식 주문건수가 수천건이 늘어났다.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며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집에서 배달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설 이후에는 남은 음식 활용 등의 이유로 배달의 민족 주문율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이 관계자는 부연했다.

각종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서울대는 오는 2월 10일 본부 주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취소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각각 내달 7일과 11일~13일 예정이던 총학 주관 신입생 환영 행사(신입생 오리엔테이션)를 취소했다. 명지전문대는 졸업식을 취소했다. 명지전문대 관계자는 “학위증은 학과 자체에서 배부하기로 했고 공식적인 전체 졸업식 행사는 완전 안하기로 했다”며 “사진 찍고 싶은 학생들의 경우는 정도로 포토존만 세워서 희망자들만 찍을 수 있도록 하게 했다”고 말했다. 전국 지자체들은 곧 있을 정월대보름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고, 영화 시사회 등 각종 문화행사의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박병국 기자, 김용재·주소현·홍승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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