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청사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임신한 초등돌봄전담사와 조리사, 사서 등 교육공무직도 ‘1일 2시간’ 유급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또 자녀 돌봄시간도 1일 최대 2시간, 최대 2년까지 유급으로 보장받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의 교육공무직 근무조건과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체결한다고 31일 밝혔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서울일반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 4개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교육공무직 공동교섭대표단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대표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모성보호제도를 새롭게 신설하는 내용 등이 담긴 단체협약서에 서명한다.

이번 단체협약에는 임신한 교육공무직 노동자가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1일 2시간 유급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새로 담겼다.

현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신 초기(임신 후 12주 이내)와 후기(임신 36주 이후)에만 1일 2시간 근로시간단축을 유급으로 보장한다. 따라서 임신한 노동자가 임신 중기에 단축을 신청할 경우, 임금 삭감을 감수해야했다. 하지만 이번 단체협약으로 임신한 노동자는 임신 전 기간에 걸쳐 임금삭감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근로할 수 있다.

또 기존에는 공무원만 보장받던 유급 육아시간 제도가 교육공무직에도 적용된다. 1일 최대 2시간 자녀 돌봄시간을 최대 2년까지 유급으로 보장받게 된다. 이 밖에 공무원에게는 적용됐지만, 교육공무직에는 해당하지 않았던 배우자동반 휴직과 개인 유학 휴직, 특별휴가 등도 신설된다.

이는 노동자 90%가 여성노동자인 학교현장의 특성을 적극 반영하라는 조희연 교육감 의지의 결과다. 학교현장에서 초등돌봄전담사와 조리사, 사서 등 교육공무직 노동자는 지난해 기준 2만1063명으로, 10명 중 9명 이상이 여성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단체협약으로 여성노동자 인권 보호와 함께 워라밸(work-life balance)과 저출산 극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교에 근무하는 노동자 대부분이 여성이지만 지금까지 신분에 따라 모성보호 보장 정도가 달랐다”며 “이번 단체협약으로 공무원과 공무직 모두 소외되지 않고 차별없이 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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