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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 폐렴 초비상] “700m내 어린이집 밀집”…아산·진천 주민들 분노
격리대상자 수용장소 결정에
“현장 확인 해봤나” 강력 반발
중국 우한 교민들의 격리 수용을 반대하는 충북 진천 주민들이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중국 우한 교민 격리 수용지 제고를 요구하며 농기계로 도로를 막는 등 반발하고 있다 [연합]

“아이들이 많은 동네다. 도대체 현장을 둘러보기라도 한거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격리 대상자 수용 장소로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이으로 결정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30일 오전 아산 주민들은 밤샘농성을 풀고 해산했지만 분노가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공무원인재개발원 1㎞ 반경에 어린이집이 밀집돼 있어 학무모들의 충격이 크다.

진천 옥동 유치원의 학부모 김상수(40) 씨는 “날벼락 맞은 기분”이라며 “아이들이 걸어가도 갈 수 있는 거리다. 격리장소를 정하면서 정부에서는 현장을 둘러보기라도 한 것이냐”고 개탄했다.

김 씨는 “학교에서도 돌봄교실과 방과후 수업 다 못한다고 한다”며 “당장 나도 애들 학원 못나갈게 할 것이다. 집에만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실제로 공무원인재개발원 반경 1.5㎞ 내에는 14곳의 어린이집이 있다. 1㎞ 내에는 4곳의 어린이집이 있으며 일부 어린이집은 공무원인재개발원과 거리가 불과 700m 밖에 되지 않는다.

인재개발원 인근 우미린아파트에사는 이기만(64) 씨는 “천안에서 주민들이 반대를 해서 다시 격리수용장소가 혁신도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바뀌었다는 거 듣고 주민 한사람으로 황당하고 당황했다”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 특히 이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의료시설이 열악하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많다. 여기가 문제가 생기면 수도권까지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충북 혁신도시 내 학부모회, 어린이집 연합회, 이장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등은 잇따라 수용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혁신도시 내 10세 미만 아동 비율이 15%로, 전국 평균 8%에 비해 월등히 많다”며 “의료시설도 없고 어린아이들이 많은 혁신도시에 고위험군을 격리 수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지역 주민들 역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아산초등학교 학부모 장모(38) 씨는 “격리장소 조건이 사람의 인근에 지역이 없거나 병원이 가까운 곳 아니냐”며 “여기는 사람 없는 지역이 아니다. 말이 안되는 결정”이라고 했다. 송학면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방역을 하겠지만, 만의 하나 사고로 이어진다면 어쩌냐 두렵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경찰은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를 가로막았던 농기계를 모두 밖으로 빼내고 의경을 배치하는 등 교민 수용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박병국 기자·주소현·홍승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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