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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 파국’에 英 달려가는 폼페이오…“영국 결정 면밀히 검토” 캐나다도 흔들리나
존슨 총리, 美 반대에도 화웨이 선택
‘실망했다’ ‘미국에 대한 모욕’ 평가
껄끄러워진 동맹, 무역협상에 영향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영국으로 날아간다. 영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사업에 중국업체 화웨이 장비를 일부 들이기로 결정한 직후다. 사실상 ‘화웨이 파국’이다. 미·영간 끈끈했던 대서양 동맹에 균열을 점치는 시선이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이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을 찾을 예정으로, 미·영 간 화웨이 문제를 놓고 불화가 표면화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안을 더 확전시킬지 여부는 미국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동맹국이 화웨이 장비를 쓰는 걸 반대했다. 그러나 보리스 존슨〈사진〉 영국 총리는 전날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어 화웨이 손을 들어줬다. 민감한 네트워크 핵심 부문에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고 비(非)핵심 파트에서도 화웨이 점유율이 35%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고서다.

미국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논평에서 “미국은 영국의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평가했다. 동맹간 정보공유를 중단하겠다는 미국의 위협도 통하지 않은 셈이다.

영국으로선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무인자동차 등 최신 기술을 지원할 인프라 경쟁에서 뒤쳐질 생각이 없는 데다 화웨이 외에 5G장비 공급을 대신할 회사를 찾기도 여의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영국이 5G망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면, 현재 깔린 4G망에 들어간 화웨이 제품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거론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감행한 존슨 총리로선 향후 미국과 진행해야 할 무역협상에서 적잖은 출혈이 불가피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존슨 총리간 ‘케미(사람 사이의 호흡)’가 어느 정도 작동하느냐에 따라 악영향은 제한적일 수도 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정부는 영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캐나다는 영어권 5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영·캐나다·호주·뉴질랜드)’ 중 유일하게 화웨이를 5G에 참여시킬지 결론내지 못했다.

빌 블레어 공공안전부 장관은 내각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영국의 결정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디지털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한 건지를 보게 될 것”이라며 “최우선 고려 사항은 캐나다의 (디지털)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29일 회원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5G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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