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비울 일 많은 설연휴 때 특히 주의

고양이가 인덕션 눌러 불…“반려동물 혼자 둘땐 코드 뽑아놓으세요”
지난 22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부산 금정구의 한 아파트 주방. 집주인이 없는 사이 고양이가 인덕션 인근에 놓인 간식을 꺼내 먹기 위해 올라가 전원 버튼을 누른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주인이 외출한 빈집에서 고양이가 인덕션을 눌러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또 났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설 연휴 때 반려동물만 두고 집을 비우는 경우 미리 인덕션의 전원 코드를 뽑아 줄 것을 당부했다.

2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5시45분께 부산 금정구의 한 아파트 주방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타는 냄새를 맡은 한 이웃 주민이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불은 주방 내부 인덕션과 행주 등을 태워 5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뒤 15분 만에 진화됐다.

부산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불이 인덕션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집주인이 없는 사이 고양이가 인덕션 인근에 놓인 간식을 꺼내 먹기 위해 올라가 전원 버튼을 눌렀고, 인덕션 위에 떨어진 행주에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반려동물이 인덕션 스위치를 눌러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고양이 3마리와 애완견 5마리가 질식해 죽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9월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고양이가 인덕션을 눌러 불이 났다. 소방청 자료를 보면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는 2017년 7건, 2018년 20건에 달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외출 시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의 전원 코드를 뽑아 두고 화기 옆에 행주나 종이박스 등을 두지 않는 등 반려동물의 행동 특성을 고려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