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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연주의 현장에서]유치원3법 통과·처음학교로 정착‘사립유치원 투명화’에 거는 기대

# 맞벌이 부부인 A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학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 2018년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 사태 이후 아이가 다니던 사립유치원은 지난해 초 폐원 후 별다른 제재 없이 이름만 ‘학원’으로 바꾸고 사실상 유치원처럼 운영되고 있다.

마땅히 보낼 곳이 없어 학원으로 바꾼 그곳에 계속 아이를 보내지만, 달라진 것은 원비 인상 뿐이다. 유치원일 때는 종일반 포함 한달에 총 70만원이 들었지만, 요즘엔 월 100만원이 든다. A씨는 이제라도 ‘유치원 3법’이 통과돼 유치원 비리가 없어지길 바라고 있다.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13일 드디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전국의 비리유치원 명단을 폭로한 뒤 관련 법안을 마련한 2018년 10월 이후 약 1년3개월 만이다.

박 의원은 2018년 국정감사에서 2013~2018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된 유치원이 저지른 비리가 5915건이며, 액수는 269건에 달한다고 폭로해 큰 공분을 샀다.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 이후 정부는 국공립유치원 증설 및 사립유치원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러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은 신규 원아모집 보류 혹은 폐원 입장을 밝히면서 반발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유치원 3법 통과는 유치원 회계 비리를 근절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사용해야 할 교비를 명품백 구매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도입도 법적으로 의무화되며, 유치원을 설립·경영할 수 있는 자격도 법제화된다. 또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유치원도 학교급식 관리 대상으로 포함된다. 누구나 사립유치원을 설립할 수 있고 비리가 적발돼도 행정처분에 그쳤던 과거에 비해 확실히 진일보한 결과다.

올해는 유치원 원아모집 절차도 한층 투명해졌다.

지난해 말 이뤄진 2020년 유치원 원아모집에서는 온라인 입학시스템인 ‘처음학교로’의 사립유치원 참여율이 처음으로 100%를 기록했다. 사립유치원들의 처음학교로 참여율은 2017년 2.8%, 2018년 59.4%에 그쳤었다. 이에 따라 유치원 입학을 위해 온 가족이 동원돼 줄서기를 하고 추첨을 하거나 ‘지인추천’ 등 편법을 통해 암암리에 이뤄지던 부정 입학의 가능성이 차단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치원 3법’ 통과와 ‘처음학교로’ 참여율 100%는 사립유치원의 불법과 편법을 막기 위한 조치로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아직도 별다른 제재 없이 유치원을 학원으로 이름만 바꿔서 운영하는 편법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안 마련도 시급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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