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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예비엄마들 “민식이법 이야기에 가슴 철렁…아이가 안전한 세상 되길”
내년 출산 앞둔 예비엄마들 인터뷰
“아이가 다치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출산 장려하는 사회적 인식도 필요”
내년에 아이를 낳는 예비 엄마들은 “아이가 안전한 세상과 만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은 한 어린이가 가족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호·박병국·이슬기 기자]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시작된다. 새해를 상징하는 대표적 이미지 중 하나가 아기의 탄생일 것이다. 아기는 가족은 물론 국가의 축복이기도 하다.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실제 최근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 ▷2016년 1.17명 ▷2017년 1.08명으로 계속 줄다 지난해 0.98명까지 곤두박질쳤다. 가임기(15~49세) 여성의 평균 출생아 수가 채 한 명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첫 아이를 출산하는 예비 엄마들의 기쁨은 더할 나위 없이 크다. 이들은 “최근 이슈가 된 ‘민식이법’과 관련, 충격을 받았다”며 “새해에는 곧 태어날 아이가 다치지 않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곧 태어날 아이, 안전한 사회와 만나길…”=예비 엄마들은 우선 아이의 안전부터 소망했다. 오는 3월 엄마가 되는 ‘예비 워킹맘’ 서영은(33) 씨는 “최근 민식이법, 초등학생 살해 관련 뉴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아이의 삶이 피폐해지지 않고 학교폭력, 성폭력, 교통사고 등으로부터 안전하기를 바란다. 정부와 사회 차원의 강력한 법 집행과 교육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는 4월 출산 예정인 박모(37) 씨는 “올해는 가정과 사회에서 가장 약하 영유아가 살기 좋은 해가 됐으면 한다”며 “더 이상 교통사고로 죽는 아이(민식이법)도, 아이에게 먹일 것 아껴 돈 벌겠다는 어린이집 원장(유치원 3법)도 없었으면 한다. 아이가 편하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오는 7월 첫 아이를 보게 되는 김모(37) 씨도 “최근 뉴스를 보면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를 덮는 것 같다”며 “나쁜 소식이 적어야 좋은 뉴스도 많이 접할 수 있다. 나쁜 뉴스들이 적어지는 세상과 만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오는 6월 아이와 만나는 김모(29) 씨는 아이가 최근의 분열된 우리나라와 마주치기 않기를 바랐다. 김 씨는 “‘한국에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최근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증오, 이기주의 등 극단적 감정이 팽배하는 경향이 있다. 서로의 다름이나 상대성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로 전환되는 세상을 아이는 맞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들 예비 엄마는 모두 태어날 아이에게 가장 먼저 바라는 것은 “건강”이라고 말했다.

▶“임신 때 눈치 주는 상사에 섭섭”=예비 엄마들은 최근 낮은 출산율과 관련,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아기를 낳기 좋도록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씨는 “임신한 지 얼마 안 된 초기 임산부는 티가 덜 나지만, 정말 조심해야 하는 시기”라며 “입덧을 해서 힘들 때 자리에 앉으면 큰 도움이 되므로, 임산부석에 대해 좀 더 배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휴가를 사용하기 어려웠던 경험을 회상했다. 그는 “임신 이후 회사에 눈치가 보여 병원에 가야 할 때나 휴가를 내야 할 때 어렵다”면서 “법적 제도 못지않게 세간 인식까지 빠르게 변화했으면 한다. 눈치 주는 상사들도 누군가의 아빠거나 누군가의 엄마 아니겠나”며 꼬집었다. 예비 엄마들은 모두 “최근 ‘노키드존’ 등의 확대로 아이들이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줄고 있다”며 “곧 태어날 아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으면 한다. 아이에 대한 배려도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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