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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와 유니폼 닮은 STL 입단’ 김광현, 강등 거부권 ‘신의 한 수’ 될듯
‘MLB직행’ 류현진·김현수도 적용…시즌 개막전부터 뛰어
유니폼도 빨간 모자까지 비슷…“편한 분위기서 적응할듯”
1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투수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의 홈 유니폼을 입고, 손팻말을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팻말에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한 MLB 진출을 허락해 준 원 소속팀 KBO리그 SK 와이번스에게 감사하는 내용을 담은 ‘고마워요 SK(Thank you, SK)’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AP]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한 투수 김광현(31)이 계약하면서 선택한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protection against being sent to the minors)은 그에게 ‘신의 한 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편안한 입지에서 선발진 진입 경쟁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KBO리그에서 MLB로 직행한 류현진과 김현수(LG 트윈스)도 이 조항 덕을 보면서 개막전부터 각각 소속팀인 LA 다저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시즌 개막전부터 출전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세인트루이스의 홈 유니폼은 하얀 바탕에 빨간 글씨가 새겨져 있다. 원 소속팀인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같다. 두 팀 모두 원정 유니폼도 회색 바탕에 빨간 글씨로 구성돼 있고, 빨간 모자를 쓴다. 멀리서 보면 유니폼 모양도 흡사하다. 이는 김광현에게 강등 거부권에 이어 그에게 안정감을 주는 또 하나의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김광현의 계약을 주도한 김현수 에이전트는 18일(한국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광현이 계약서에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넣었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은 곧 메이저리그 출장 보장권이다. 만약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을 마이너리그로 보내려면 김광현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김광현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아울러 해당 연도 보장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 절대적으로 선수에게 유리하다. 김광현은 지난달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를 많이 주는 팀과 계약하겠다”고 밝혔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관철하면서 본인이 원하던 ‘보험 장치’를 마련했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은 김광현에게 심리적으로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이때 몇몇 시행착오가 발생하더라고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된다. 부상 등 변수만 없으면 빅리그 로스터에 포함돼 내년 개막전부터 출전할 수 있다.

김광현 측 관계자는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이 없다면 첫 시범경기부터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하다”며 “이런 압박감은 자신의 기량을 펼치는데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은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연착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14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SK 선발 투수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그가 새로 입단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SK의 유니폼이 흡사해 보인다. [연합]

이런 이유로 김광현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KBO리그 출신 선수들은 대부분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계약서에 넣었다. 류현진은 2013년 이 조항을 넣기 위해 다저스와 계약 마감 시간 직전까지 도장을 찍지 않았다. 류현진은 그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이라는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고집’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김현수도 2016년 볼티모어에 입단한 뒤 시범경기에서 1할대 타율에 그쳤지만,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행사해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포함됐다. 그는 홈 개막전에서 팬들에게 야유를 듣기도 했지다. 그러나 그해 플래툰 시스템 탓에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0.302(305타수 92안타)라는 준수한 타율을 기록했다.

SK와 세인트루이스의 비슷한 유니폼도 김광현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더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구단 입단 기자회견에 주인공으로 참석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의 홈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이에 대해 일부 국내 팬은 ‘유니폼만 보면 SK다’, ‘(SK와 유니폼)색깔이 비슷해서 깜놀’ 등의 댓글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올리기도 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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