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대장 괴사, 근경색, 뇌경색, 관절이상 유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삼겹살에 비빔면 20인분 해치웠다’, ‘갈비 20인분 무한리필 성공’, ‘삼시세끼 아닌 스무끼라도 식스팩 유지’, ‘어마어마한 먹방 영수증 인증’, ‘먹방 방송 12시간 먹어 통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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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먹방 방송. 그래도 ‘맛있는 녀석들’ 같은 TV프로그램 제작진은 과도하다 싶으면 통편집을 해 시청자에게 송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튜브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무방비로 내보낸다. 이 사진은 보도용 자료사진으로, 이번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하다. |
‘먹방’에 대한 숱한 영양학적, 의학적 경고에도 불구하고, 먹방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건전한 맛집 탐방, 지역 특유의 맛 체험을 넘어 ‘많이 먹기 과식 경쟁’으로 까지 번지고 있다. 유튜버들의 과도한 경쟁은 청소년 등 구독시청자의 모방으로 이어져 뜻있는 전문가들의 걱정이 커진다.
유튜브는 방송윤리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3개월 동안 매일같이 음주 방송을 한 영상 창작자가 지난해 사망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해 유튜브 영상을 찍겠다고 한강에 걸어 들어간 고등학생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자극적인 콘텐츠의 확산도 문제이지만, 먹방 유튜버의 건강도 걱정스럽다. 얼마 전 일본에서는 한 유튜버가 주먹밥 먹방을 시도하던 도중 거품을 물고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을 거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먹방 유튜버들의 건강이 매우 위험한 상태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간의 위는 원래 크기보다 68배까지 늘어날 수 있는데 먹방을 하느라 많이 먹게 되면 위가 늘어나면서 소장이나 기타 골반에 있는 장기를 압박하게 되고 심하면 횡격막을 눌러서 호흡이 힘들어 질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더욱 위험한 것은 위가 하대정맥이나 복부 대정맥을 눌러서 혈액의 흐름을 떨어뜨리고 소장이나 대장의 괴사나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많은 먹방 유튜버들이 과체중에도 시달리고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연세건우병원 조승배 원장은 “먹방 자체로도 몸에 큰 무리를 주지만 과식으로 인한 비만도 무릎 관절 등에 큰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체중이 5㎏ 늘면 무릎에 주는 부담은 그 세배로 늘어나게 된다. 과체중은 이른 나이에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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