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에 설치된 차량 단말 시제품 [ETRI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버스에 달린 와이파이 속도보다 120배 빠른 차량용 통신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2GHz 대역 밀리미터파 주파수를 활용해 버스와 지상 기지국을 연결하는 차량용 와이파이 통신시스템을 개발, 시연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버스에서 제공되는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는 LTE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LTE 통신용 주파수 중 일부만 공공와이파이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어 버스 내 와이파이 속도는 20Mbps 내외로 다소 느린 편이다. 승객이 많거나 대용량 콘텐츠를 즐기는 경우 체감 속도는 이보다 더 떨어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용화된 5G도 3.5GHz 대역의 낮은 주파수만을 쓰고 있어 체감 속도가 낮다. 서비스를 품질을 높이기 위해선 높은 대역의 밀리미터파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밀리미터파는 신호 도달거리가 짧고 회절이 잘 일어나지 않아 실외 환경에서 사용이 어렵다는 난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22GHz 대역 밀리미터파 주파수를 활용해 버스와 지상 기지국을 연결하는 백홀 통신망 기술을 개발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28일 대전광역시청 인근에서 해당 기술을 시연한 결과, 기지국 장치와 차량 단말 간 최대 2.4Gbps 전송속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버스 와이파이에서 제공되는 20Mbps 속도를 최대 120배까지 높일 수 있는 전송속도다.

ETRI는 "기지국과 차량 단말의 거리가 500m인 상황에서도 최적의 성능이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500m 단위로 기지국을 설치한다고 가정할 때 해당 기지국 안에서 주행하는 10대의 버스에 대당 240Mbps급으로, 100명이 동시에 24Mbps로 나눠 쓸 경우 고품질 동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한 수준이다.

김일규 ETRI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 "시제품 완성도를 높여 2022년까지 모든 버스에서 1Gbps 와이파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내년 하반기에는 경부고속도로, 서울 도심 등에서 해당 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다.

건물 옥상에 설치된 기지국 장치 시제품 [ETRI 제공]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