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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저가공세에…韓·日 ‘탈LCD’ 바람
삼성, QD디스플레이 투자 가속
LG, OLED로 기술 차별화 공략
파나소닉은 패널생산 철수 선언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에 탈(脫) LCD(액정표시장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발 저가공세에 판가 하락이 지속되자 LCD 제조사들이 앞다퉈 출구 전략에 돌입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TV용 패널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는데 이어 일본 파나소닉은 급기야 2021년까지 LCD 패널 생산에서 완전 철수하겠고 선언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일본 효고현 히메지 LCD 패널 생산공장을 2021년 자동차 배터리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글로벌 LCD 가격경쟁에서 밀리며 수익성이 악화한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파나소닉의 LCD 패널생산 자회사는 지난 3월 결산기(2018년 4월~2019년 3월) 109억엔 최종적자를 냈다.

파나소닉의 효고현 공장은 지난 2010년 TV용 LCD 패널 생산을 시작했지만 2016년 과열경쟁에 따른 실적부진으로 TV용 패널 제조를 중단했다. 이후 의료용과 차량용 LCD 생산을 지속해왔지만 이번 결정으로 완전히 LCD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기존 LCD 사업 종사자 500여명은 그룹 내 다른 사업으로 전환배치하기로 했다.

일본은 한때 LCD 시장을 호령했지만 한국과 대만,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소니 등이 LCD 사업을 포기했다. 이어 파나소닉까지 철수를 선언하면서 업계에서는 남아있는 JDI(재팬디스플레이), 샤프, 교세라, 미츠비시전기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매출의 80%, 30%를 LCD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 저가 파상공세에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주력인 55인치 패널가격은 지난달 처음으로 100달러선이 붕괴된데 이어 이번달에도 98달러를 유지했다. 한 해 전(151달러)에 비해 35% 폭락한 수치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로, LG디스플레이는 OLED로 대형 디스플레이의 사업체질 전환을 꾀하며 위기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0월 QD 디스플레이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QD 디스플레이는 OLED에 퀀텀닷 컬러필터를 사용해 색재현력을 높인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 생산라인(Q1)을 설치하기 위해 충남 아산 8세대 LCD 생산라인(L8) 가동을 일부 중단하기도 했다. 2021년 65인치 월 3만장 생산이 목표다.

3분기 연속 적자인 LG디스플레이는 5000여명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OLED 투자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파주 10.5세대 OLED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하고 광저우 LG디스플레이하이테크 시설·장비에 2조4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OLED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액이 9374억원에 달하지만 기술 격차를 통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권 장악을 위해 OLED 투자는 강행하는 모습이다.

OLED 시장은 점진적으로 커져 올해 출하량 376만대에서 2022년 10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포기를 선언한 파나소닉을 포함해 17개 글로벌 TV 제조사에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중국 BOE 등이 10.5세대 LCD 양산을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 양산기술 확보를, LG디스플레이는 지연된 OLED 광저우 공장 수율 확보를 통해 기술 차별화로 시장 리더십을 가져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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