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과정에서 장기가 손상되는 공포에서 벗어날 길이 생겼다. 수술 중이나 수술 후 찢어지기 쉬운 췌장, 갑상선, 간 등 장기를 일시적으로 단단하게 하는 의약품이 본격적으로 개발된다.

한국화학연구과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은 공동으로 개발한 ‘연조직 경화용 조성물’ 기술을 현대약품에 이전했다고 5일 밝혔다.

연조직 경화용 조성물이란 외과 수술 과정에서 찢어지기 쉬운 췌장, 갑상선, 간, 유방 등의 무르고 부드러운 연조직을 일시적으로 단단하게 해주는 신물질이다.

대개 연조직은 연한 탓에 수술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술 후에도 손상으로 인한 합병증을 만들기도 한다. 이로 인해 환자가 재수술을 해야 하거나 병원 입원 기간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었다.

정관령 화학연 의약바이오연구본부 박사팀과 김세준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팀은 장기 연조직의 손상, 출혈, 누공 발생 등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의약품 개발에 주목했다.

이번에 개발된 의약품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되면 특히 대표적인 체내 연조직인 췌장의 절제술 이후 자주 발생하는 췌장루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암 치료 후 생존율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약품은 임상시험 승인 신청 준비에 필요한 추가 연구를 진행한 뒤, 독성 시험 과정을 거쳐 임상 연구를 할 계획이다.

이혁 화학연 의약바이오연구본부장은 “이번 기술이전은 초기 단계부터 임상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통해 달성된 성과”라고 설명했고,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는 “이 물질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수술 후 환자들의 빠른 회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d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