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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역대 대법원장 기록 사업에서 양승태 제외
‘사법농단’ 사태 여파… “역사는 별개” 지적도
이용훈 전 대법원장 기록부터 순차 공개될 듯
양승태 전 대법원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대법원이 역대 대법원장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한 기록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 주요 당사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제외했다.

1일 대법원에 따르면 법원도서관은 ‘역대 대법원장 등 법원 주요인사 구술채록 DB 구축 사업’ 인터뷰 대상에서 양 전 대법원장을 뺐다. 현재 생존해 있는 전직 대법원장은 9대 김용철, 11대 김덕주, 12대 윤관, 13대 최종영, 14대 이용훈, 15대 양승태 대법원장이다.

이 가운데 건강 등을 이유로 김덕주 전 대법원장과 최종영 전 대법원장은 인터뷰를 거절했지만, ‘구술채록’ 사업에 응할지 여부 자체를 문의하지 않은 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이 유일하다. 역대 대법원장 구술채록 DB 구축 사업은 2015년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추진됐다.

법원도서관 관계자는 “1심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이라 본인께서 고사할 수도 있어 구술채록 사업을 진행할지에 대해 의견을 구하지 않았다”며 “이후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양 전 원장 구술채록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이라고 했다. 하지만 2019년도 사업은 다음달 끝나고, 내년에도 같은 사업을 추진할지 여부도 미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대법원 측은 “양 전 원장이 사업에서 최종적으로 제외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록 양 전 원장이 사법농단 사태의 당사자라고 하더라도 역사를 기록하는 문제는 별개라는 의견도 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전직 대법원장에게 지금 법원이 나아갈 방향을 묻는 것은 지당한 일이고 양 전 원장이 여기에 포함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설령 응하지 않을 것이 예상되더라도, 법원에서 예우상 말씀을 드려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도 “역대 대법원장들의 이야기를 듣는 사업에서 중간에 누군가가 빠져버리면 공백기가 발생한다”며 “잘했건, 잘못했건 그 사람이 하는 생각에 대해서 듣고 기록하는 것은 맞다.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배제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법원도서관은 다음달까지 대법원장 구술채록 사업을 마무리 하고 내년도 법원 홈페이지 개편 사업을 통해 공개 시점과 방식을 결정할 방침이다. 역대 주요 판결과 사법행정에 관한 전직 대법원장들의 회고 내용이 담긴다.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이 2008년부터 대통령·장관 등 관련자 구술기록을, 국회도서관 국회기록보존소가 2012년부터 국회의장단 등 주요 인사 구술기록을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시작이다.

가장 빨리 공개될 인물은 이용훈 전 대법원장이다. 김용철 전 대법원장은 본인 사후 공개를 요청했고, 윤관 전 대법원장은 일부 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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