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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이익 2조…‘제 몸집’만 키우는 예금보험공사
부보예금 증가로 수익 급증
서민예금에 더 높은 보험료
예보료 인하한 日과 대조적
기금운용 위험분산 ‘몰라라’
국고국장→사장, ‘고정낙하산’

[헤럴드경제=오연주·박자연 기자]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으로 금융회사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지만 예금보험공사는 몸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예금 증가로 예금보험료 수익이 늘어나면서다. 불어난 예보기금의 절반 이상을 부보기관인 은행에 방치하고 있다.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IADI)의 예금보험제도 핵심준칙과 어긋난다. 예보는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이 사장을 맡는 ‘낙하산’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

15일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예보는 올해 당기순이익이 1조7245억원을 기록한 뒤 2023년 2조597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지난해(1조9798억원) 보다 다소 줄지만 부보예금(예보가 보호하는 예금) 증가에 따른 예금보험료 수익 증가로 당기순이익이 5년간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예보의 자산은 지난해말 18.6조원에서 2023년 말 30.1조원으로 11.4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같은 기간 부채는 17.9조원에서 6.7조원으로 11.2조원 감소할 전망이다.

[자료=기획재정부]

예보는 파산배당 회수 강화, 리스크 상시감시 강화를 통한 부실예방에 따른 지원 자금 최소화 등의 재무관리 방안이 있지만, 예보료 수납 등에 따른 영업수익 증대가 4.8조원으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예금보험제도는 금융회사의 영업정지나 파산 시 고객 예금을 보호하고 예금인출사태(뱅크런)를 방지함으로써 금융시스템의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건전성 개선 등 금융 안정 시기에는 예보료 인하에 대한 여론이 커진다.

최근 금융당국 차원에서 차등보험료율 개선 논의가 진행중이지만, 예보료율이 높은 보험사와 저축은행의 불만이 높다. 업권별 표준보험료율은 은행 0.08%, 보험·금융투자 0.15%, 저축은행 0.40%로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무려 5배 높은 예보료가 적용되고 있다.

일본 예금보험공사(DICJ)는 올해 4월부터 예금보험료를 인하했다. 금융기관 파산 위험이 적고 시스템이 안정됐다는 판단 아래 예금보험료률을 0.001%포인트 인하한 0.033%를 3년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DICJ의 보험료율 인하에는 최근 저금리 장기화와 인구 감소로 지방을 중심으로 은행의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점 등이 감안됐다. 목표기금률을 설정한 국내와 달리 적정 목표기금액(5조엔)을 두고 있다.

예보기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낮은 운용수익률 제고도 개선과제로 꼽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예보기금 운용수익률은 2014년 2.81%에서 2017년 1.6%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지난해 2.14%를 기록했다.

예보 운용금액은 올해 8월 기준 11조5000억원으로 국내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되고 있다. 예금이 57.6%, 채권이 41.5%다.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의 예금보험제도 핵심준칙에서는 기금의 대부분이 부보예금기관에 투자되지 않도록 하며, 경제가 불안정하거나 법이 허용하는 경우 기금의 일부를 국외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치금 및 은행채에 대한 기금자산의 편중성을 낮출 필요가 있으며 우리나라의 개별 위험에 따른 위기 발생 시 가용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미국 등 선진국 국채에 대한 투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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