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땐 조기 진단율 높일듯
날숨 기반 폐암 조기 진단용 ‘전자 코’. [ETRI 제공] |
숨만 내쉬어도 폐암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전자 코’(Electronic nose)가 개발됐다. 5년 안에 상용화되면 발견이 어려운 폐암의 조기 진단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내쉬는 호흡인 날숨을 통해 폐 속의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감지하는 센서와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폐암 환자를 판별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 내용은 지난해 국제학술지 ‘센서&액추에이트 B’에 게재됐다.
폐암진단에 주로 사용되는 X선 검사나 CT 검사법은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고 비용이 높아 부담이 크다.
이에 연구진은 사람의 코가 신경세포를 통해 냄새를 맡는 것에 착안했다. 전자소자가 날숨으로 얻은 가스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 질병 유무를 질병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검사는 간단하다. 비닐 키트에 검진자의 날숨을 담는다. 날숨이 찬 비닐 키트에 탄소막대기를 넣는다. 이후 탄소막대기를 ‘전자 코’ 시스템에 넣는다. 탄소막대기에 붙은 가스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전기저항 데이터 값을 센서가 측정한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환자의 날숨 정보와 비교해 폐암 유무를 판별한다. 실제로 연구진은 분당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폐암 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에게서 채취한 날숨을 ‘전자 코’에 내장된 센서로 데이터화해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전 폐암 환자의 날숨은 약 75%의 정확도로 건강한 성인의 날숨과 구별됐다. 수술 받은 후에는 점차 정상인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연구진은 향후 의료기기 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5년 이내에 상용화를 계획 중이다. 연구책임자인 이대식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 박사는 “환자 데이터를 추가로 얻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딥러닝 알고리즘도 적용할 계획”이라며 “기술이 상용화되면 폐암 진단 관련 의료기기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의 건강보험료 지출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d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