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미래 비당권, 전략 수정 불가피
-安, 높아지는 주목도 속 ‘몸값 높이기’ 분석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지난해 7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중도·보수 진영에서 이어지는 러브콜을 마다하고 귀국설을 일축했다. 안 전 의원으로 지지층을 넓히려던 자유한국당, 안 전 의원을 중심으로 제3지대 만들기에 염두를 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등의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안 전 의원이 ‘밀당(밀고 당기기) 정치’를 통해 몸값을 최고조로 높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 전 의원은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오래전 계획한 대로 10월1일부터는 독일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 법대의 ‘법, 과학과 기술 프로그램’에서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등 유럽 혁신 현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고민했다면, 미국에선 이런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법과 제도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안 전 의원의 이런 입장을 놓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등 각지에서 러브콜을 받는 만큼, 정계복귀 시점도 초읽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승민·안철수계’가 주축인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안 전 의원은 기지개를 켜듯 지난달 30일 새 책 출간 소식을 알리며 1년2개월 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안 전 의원이 귀국을 미룬 것은 지금 당장 와선 정치적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7일 “안 전 의원이 온다고 한들, 현역도 아닌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며 “여야 간 갈등은 더욱 극한을 달릴텐데 안 전 의원에 대한 주목도는 그럴수록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주도권을 잡고 좀 더 지켜봐도 손해볼 건 없을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안 전 의원의 몸값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 발표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지난 1~2일 전국 유권자 1004명 대상,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를 보면 안 전 의원의 지지율은 7%로 3등이다. 1개월 전 8위에서 5계단 오른 것이다.
안 전 의원의 복귀 시기는 연말연시, 내년 설 연휴 내지 4월 총선 기간이 될 수 있다. 현재 방문학자 자격은 특별한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2~3개월 만에도 귀국이 가능하다. 좀 더 여유롭게 총선 이후 대선을 노릴 수도 있다. ‘잊혀질 시간’을 충분히 누린 후 정계개편 소용돌이가 다시 크게 돌 때까지 분위기를 본다는 분석이다. 이렇다면 미국에도 독일처럼 1년여 이상 체류할 가능성이 크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안 전 의원은)일단 다당제 문을 열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담긴 선거법 개편안의 통과 여부부터 지켜볼 것 ”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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