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탄원 체출을 비판하는 보수단체 시위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날 이 국종의 갑작스런 방문과 “징계를 요구해 달라”는 입장 표명에 시위 주최 측이 당황해 서둘러 마이크를 거둬 들이는 모습이 j연출되기도 했다. [JTBC ‘뉴스룸’ 캡처]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이국종 아주대병원(외상센터) 교수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탄원서 제출과 관련 자신을 규탄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의 병원 앞 시위 현장에 나타나 “차라리 징계를 요구해 달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정문 앞에서 벌어진 자유대한호국단 회원 10여명이 주최한 ‘이국종 교수 규탄’시위 현장에 흰 가운에 수술용 파란색 모자를 쓴 채 불쑥 나타나 집회 참석자들을 당황시켰다.

집회 앞자리에 선 이 교수는 처음엔 고개를 숙이며 발언 요청을 거절하고 ‘집회 내용을 그냥 듣겠다’고 했다.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당 단장이 “아주대병원장에게 이국종 교수 징계를 요구한다. 이 교수도 탄원서를 스스로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교수는 마이크를 부여 잡았다.

이 교수는 “나 때문에 시골 병원까지 내려와서 다들 고생하는 거 같아 굉장히 자괴감이 많이 든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동의하기 어려운 발언이 있다. (내게) ‘학자적 양심’을 지키라고 말했지만 사실 나는 욕먹으며 일하는 ‘노가다’ 의사에 불과하다. 말단 노동자라고요”라고 도로했다.

이어 이 교수는 “오해가 있는데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저는 평소 탄원서를 많이 쓴다. 가난한 환자가 병원비를 못 내면 보건복지부, 심사평가원에도 맨날 탄원서를 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국종을 규탄하는 건 괜찮은데 환자 외래 공간 앞에서 하는 건 아니다. 여러분이 잘못한 건 아니고 제게 그냥 바로 말하면 된다. 자괴감이 많이 든다”라며 병원 앞에서의 시위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나는 정말 힘들다. 징계를 요구 하신다고 했는데 좋은 아이디어다”라며 “의료원(아주대병원)에 가면 나를 자르지 못해 안달인 사람들이 많은데 차라리 뜻대로 (나에 대한) 징계 요구를 해 달라. 이번 일로 징계를 요구하면 그걸 근거로 저를 자를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당황한 집회 주최 측은 발언을 이어 가려는 이 교수에게 다음 일정을 이유로 그만하자며 서둘러 마이크를 거둬들이면서 5분여 만에 끝이 났다.

약 40분간 진행된 집회가 끝나자 이 교수는 동료 의료진들과 함께 곧바로 외상센터로 돌아갔다.

앞서 지난 19일 이 교수는 이재명 도지사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은 것에 대해 선처를 호소하는 자필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을 맡은 이 교수는 이 지사와 함께 24시간 닥터헬기 도입 등 중증외상환자 치료체계 구축을 위해 협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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