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개발 중인 달탐사선의 상상도 [항우연]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우리나라의 달 궤도선(KPLO) 개발 일정이 또 연기됐다. 정부는 2020년까지 달 궤도선을 발사하겠다는 당초 일정을 2022년 7월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제31회 국가우주위원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개최해 이같은 내용의 '달 탐사 사업계획 변경안'을 심의·확정했다.

지난해 2월 정부는 ‘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세우고 한국의 달 궤도선을 2020년 하반기에 미국의 스페이스X 로켓에 실어 발사하기로 했다.

그러나 우주실무위는 달탐사사업단과 우주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 평가단이 도출한 진단을 수용해 개발 일정을 1년7개월 정도 연기하기로 했다.

최원호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중량이 늘고 발사기간이 연장되면서 기존 1978억2000 원 사업비에 추가적으로 약 167억원의 예산 증액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으로 발사 중량 증가 및 일정 연기에 따라 발사를 대행하는 미국 스페이스X에 더 내야 하는 발사비용이 84억원, 추가적인 시험평가비·인건비가 83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달 궤도선 중량도 128㎏ 늘어난 678㎏으로 변동됐다.

당초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6개 탑재체와 연료탱크(260ℓ)를 포함한 궤도선의 총 중량을 550㎏으로 맞출 계획이었다. 문제는 탑재체가 늘어나면서 달 궤도선의 총 중량이 무거워졌고 이를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술적 해법에 대한 연구진간 이견 조정이 어려워지자 과기정통부는 뒤늦게 우주분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평가단을 꾸렸다.

최 정책관은 “2017년도에 달 탐사 사업 기간을 현실화하면서 우주과학을 하는 여러 연구진들의 의견을 반영해 탑재체도 추가하고 임무기간도 연장된 지점이 있었다”라며 “550㎏은 굉장히 도전적인 목표였다. 아마 당시 기술진들은 달 궤도선 중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달 궤도선의 임무수행 기간은 1년으로 유지되지만 구체적인 궤도 임무는 변동됐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달 궤도선은 달 상공 100㎞의 원궤도에서만 12개월 운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계획 수정에 따라 달 궤도선은 원궤도와 최대 300㎞ 상공에 이르는 타원궤도를 각각 3개월, 9개월로 병용하게 된다. 타원궤도 비행에는 연료가 덜 소모되기 때문에 기존 설계안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게 평가단의 진단이다.

점검평가단은 이날 개최된 우주실무위에서 항우연 내부의 위험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항우연의 달 탐사 사업단에 경험이 풍부한 연구 인력을 보강하는 안을 권고했다.

또 달 탐사 사업과 관련된 기술적 사항들이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외부전문가의 상시적인 점검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우주실무위는 “연구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점검평가단 점검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