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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책략(최재덕 지음, 논형)=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한국경제의 구조조정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도전에 나선 중국의 패권전쟁은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미·중 수출의존도가 37%에 달하는 한국의 고민은 간단치 않다. 한국 경제의 높은 대중국 경제의존도와 대중국 중간재 수출편중은 아킬레스건이다, 여기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는 ‘사드 정국’을 넘어선 파장을 불러올 게 뻔하다.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전문위원인 저자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어떻게 대응하는 게 최선인지 제시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추구해온 전략적 모호성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처지라며, 새로운 국가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남·북·미·러의 협력과 한·중, 한·일의 대등한 외교를 지향하는 것으로 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풀어놓았다.

▶예술, 존재에 휘말리다(이진경 지음, 문학동네)=철학과 문화예술을 넘나들며 도전적인 글쓰기를 해온 철학자 이진경이 이번엔 존재론으로 돌아왔다. 존재를 사유하기 위해 그가 질료로 삼은 것은 문학과 예술이다. 잡힐 듯 잡히지 않은 존재를 사유하는데 예술의 장은 단연 매력적이다. 그에 따르면, 문화와 예술은 지금 여기 없는 것들을 불러내 자신의 삶 속으로 불러들이는데, 그 불러들임은 그 작품을 읽는 이들마저 휘말려 그것들을 자신의 존재안으로 불러들이는 효과를 거둔다. 이 책은 저자가 그렇게 작품이 자신안으로 밀고 들어온 것에 대한 철학적 사유이면서, 그 작용을 다시 글로 써냄으로써 다른 이들도 다른 불러들임의 경험을 갖게 하려는 의도로, 저자는 이런 상호작용을 통해 공동체의 다른 삶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책에는 진은영 시인의 ‘나의 친구’를 비롯, 보들레르, 말라르메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때 화제가 된 마네의 그림 ‘올랭피아’, 말레비치의 ‘추수’ 등 다양한 작품이 존재론의 그물망에 포획된다.

▶처칠, 끝없는 투쟁(제바스티안 하프너 지음, 안인희 옮김, 돌베개)=‘1940년과 1941년 처칠이 없었다면 히틀러의 거대 게르만 친위대 국가가 세계를 지배했을 것이다’‘처칠은 반파시스트가 아니라 오히려 파시스트에 가깝다’. 독일 국민작가로 불리는 제바스티언 하프너는 처칠을 이렇게 평가했다. 독일인으로 나치 폭정을 피해 영국으로 망명한 뒤 ‘옵서버’ 편집장까지 지낸 하프너는 처칠을 입체적으로 평가하기에 적임자라 할 만하다. 하프너는 처칠의 90년 삶을 조명하며, 그의 삶은 ‘투쟁’으로 얼룩져 있었다고 말한다. 히틀러와의 대결이 투쟁의 하이라이트라면, 한 편에는 기이할 정도로 미약한 여전히 ‘투쟁’하는 인간 처칠이 있다. ‘초강력 교육기계’ 기숙학교에서 잔혹한 매질을 당하면서도 배움을 완강히 거부한 소년에서 “울보가 되었다”며 한탄하는, 우울증과 무료함, 뇌졸증과 투쟁한 말년의 처칠까지 냉정하게 보여준다. 책의 말미에는 냉전 상황속에서 유럽의 정치·경제적 통합에 초석을 놓고 세계 평화를 위해 분투하는 말년의 활약상도 만날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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