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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대, 광복절 맞아 독립유공자 550명 발굴… 국가보훈처에 포상 신청

이태룡 박사가 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함께한 가운데 550명 독립유공자 발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이 오는 15일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 550명을 발굴, 국가보훈처에 포상을 신청해 주목된다.

인천대는 13일 오전 중국학술원에서 조동성 총장, 최용규 이사장과 인천대에서 독립유공자 발굴단을 이끄는 이태룡 박사를 비롯해 순국선열유족회(회장 이동일) 임원과 지광회(회장 김기봉) 임원들 및 독립기념관 전영복·서보현 이사 등이 참서한 가운데 포상신청 설명회를 갖고 포산신청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 포상신청 대상자는 3·1혁명 유공자 382명과 간도와 함경도 지역을 중심으로 반일투쟁을 전개했던 유공자 168명 등이다. 전체 550명 중 2명을 제외하고 모두 판결문을 거증자료로 제출했다. 제출된 서류는 무려 2만500여 장이다.

포상신청 대상자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지난 1920년 3월 1일 3·1혁명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학교의 뒤편 언덕 위에서 만세를 부르고 교정에서 만세시위를 벌이다가 피체돼 서대문감옥(서대문형무소 전신)에서 곤욕을 치렀던 배화여학교(배화여고 전신) 24명이다.

이중 아직까지 포상을 받지 못한 6명은 판결문과 함께 서대문감옥에서 촬영된 사진자료를 발굴해 제출해 의미가 크다.

서대문감옥에 구금되었던 배화여학교 생도 6명.

그리고 북한 지역 출신이 전체의 2/3가 넘고 특히 일제에 맞서 반일투쟁을 벌였던 분들은 간도와 함경도를 드나들었던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대부분 함경도 출신인 것이 특이하다.

그 중에서 간도 왕청현에서 대한군정서(大韓軍政署) 모연대장(募捐隊長)으로 활약하던 최수길(崔壽吉)이 일본군에 잡혀 무기징역이 선고됐는데 그의 아들 최령(崔嶺)은 조봉암 선생 등이 발기한 고려공산청년회에 가입해 독립군 자금을 모으다가 붙잡혀 오랜 구류생활 끝에 징역 8년이 선고되는 등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을 발굴해 포상 신청을 했다.

일본 군경과 격전을 치르고 전사한 분들도 많았지만 부상을 입고 피체됐거나 밀고에 의해 잡힌 분들은 모진 고문 끝에 사형, 무기징역, 징역 20년 등 악형이 선고됐는데 하나의 판결문 속에 18명이 사형, 4명이 무기징역에 처해진 경우도 있었다.

또 3·1만세시위에 참여했다가 무더기로 붙들려 1.1평(3.63㎡) 감옥에 16~17명을 구금하고 심한 매질을 가해 많은 사람들이 숨지게 한 일본 경찰의 만행이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지역 애국지사들의 상고이유에 많이 드러나 있다.

이날 설명회에는 판결문이 없는 2명의 독립군의 후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명은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 선생이 이끈 군정서(軍政署:통칭 서로군정서)의 통의부(統義府)와 정의부(正義府)에서 반일무장투쟁을 벌인 임인호(林仁昊) 선생의 딸 임희숙(林姬淑) 여사이다. 여든 살의 노인이다.

임 여사는 “어머니께서 40여 년 동안 선친이 남긴 쪽지를 들고 발이 부르트도록 노력해 국가보훈처에 포상을 신청했지만 계속된 반려로 인해 가슴에 한을 품은 채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또 1명은 독립군 출신 조상학(趙相學) 선생의 딸 조용자(趙容子) 여사다. 그는 “일본군에 강제 징집되어 간도지방에 파견됐다가 탈출해 광복군 대열에 서서 조국 광복을 위해 일조했던 부친의 생전에 포상을 받아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리고자 무척 애썼지만 지난달 27일 향연 97세를 일기로 별세하했다”고 아쉬워했다.

조동성 총장은 “인천대는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국내의 각종 기록이나 판결문은 물론, 장차 연변대학과 연계해 독립유공자의 행적을 발굴, 계속 포상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매년 수백, 수천명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해 민족대학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말했다.

초빙연구위원 이태룡 박사는 “평안도, 황해도 재판기록은 고등법원(현 대법원)의 기록뿐이고, 함경도 지방은 1심(원심) 재판기록을 볼 수 없는 한계도 있지만, 남한의 재판기록조차 아직 70% 이상 공개하지 않아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찾기에 많은 한계가 있다”며 “따라서 하루빨리 그것이 공개돼야 하고, 국가보훈처에서도 보다 많은 인원을 동원해 수많은 포상 대상자를 신속하게 심의해 주기를 간절히 요망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어 서대문감옥(서대문형무소) 등에 사진자료만 남아 있는 분들 가운데 수백 명이 아직 포상이 안 됐지만 내년 3월까지는 자료를 발굴 모두 포상신청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1일 ‘제9회 의병의 날’을 맞아 인천대에서는 의병투쟁 유공자 187명과 의열투쟁 유공자 28명 등 215명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해 국가보훈처에 포상신청을 한 바 있다.

인천대에서 독립유공자 발굴단을 이끄는 이태룡 박사는 20여 편의 논문과 한국 의병사(상·하) 등 38권의 단행본을 출간했고 그동안 1700여 명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해 포상신청을 한 바 있는 저명한 의병연구가이다.

특히, 조동성 총장은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왕고모(아버지의 고모)인 관계로 독립유공자 발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차에 최용규 전 국회의원이 인천대 법인 이사장으로 취임하자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위해 이 박사를 연구위원으로 초빙, 이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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