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이달 하순부터 심사 강화”
일본 정부가 2일 오전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최종 결정하자 일본 언론들은 “8월 하순 이후 위험성이 낮은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모든 개별 수출 안건에 대해 새로운 심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27개국 중 지정이 취소된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라면서 “수출 심사가 엄격화해 심사 대응이 지연되면 일부 품목의 수출이 막힐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이 화이트국에서 제외되면, 한국 기업들이 중국이나 동남아 생산거점에서 일본산 수입품을 사용할 경우에도 절차가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지난 2004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됐다. 15년 만에 지정을 취소한 일본 정부는 “한국의 수출관리 체제의 불충분을 이유로 안보 관점에서 검토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닛케이는 이날 별도의 기사에서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될 경우 한일간 새로운 관계 악화가 불가피해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며 “양국이 모두 평행선을 치닫는 배경엔 국내 여론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닛케이가 실시한 7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58%로, ‘지지하지 않는다’(20%)의 두배를 넘었다. 또 경제산업성이 실시한 수출규제 관련 의견수렴이 4만건 이상이었고 대부분이 찬성을 표했다. 신문은 “한국 역시 일본의 수출규제 부당성 알려 정권의 구심력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잎서 일본 언론들은 지난달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단행 이후 자국 기업 피해 가능성도 언급해왔다.
닛케이는 흔들리는 한일 반도체 연합이라는 분석기사에서 “2017년 기준 일본의 전체 반도체 장비 수출액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이며 소재 산업에서도 한국은 대만에 이어 2위(16.8%)”라고 분석한 뒤 “일본 기업들이 주요 고객인 한국 업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생산거점을 한국이나 제 3국으로 이전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극약처방과 같다”고 비판하면서 “장기적으로 일본에 부작용이 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였던 2012년 당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자 일본 기업들이 아프리카 등 대체국을 모색한 것처럼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탈(脫)일본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중국을 주목하고 있으며 수출규제 조치로 계약 건별로 수출 절차에 시간이 걸리면 한국의 대량 수요를 안고 있는 일본 업체들의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천예선 기자/ch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