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채상우 기자]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해 양국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일본 현지 진출에 탄력 받던 기업들까지 후폭풍 영향을 받을 위기에 놓이게 됐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도라에몽’ 일본 진출을 일단 보류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도라에몽을 일본에 출시하기 위해 현재로서는 게임 구성 및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하는 일이 남아 있다. 일단은 보류한 채 연내 출시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라에몽은 카카오게임즈가 처음으로 해외 진출을 위해 직접 개발한 게임이지만, 카카오게임즈가 한일 갈등이 깊어진 상황에서 일본 IP(저작권)를 활용한 게임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다고 게임 업계는 분석했다.

국내 블록체인 업계도 일본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과정에서 화이트리스트 악재를 맞게 됐다. 우리 정부의 맞대응으로 일본을 향한 경제 보복이 가해질 경우 신규 솔루션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콘루프는 신규 솔루션 ‘브루프’와 ‘디패스’로 일본 금융권 및 대기업과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

브루프는 아이콘 퍼블릭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반해 위·변조되지 않는 증명서를 발급하고 이를 영구 보관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디패스는 탈중앙화 식별자(DID) 프로토콜을 활용한 신원 인증 및 암호화폐 지갑 기능을 갖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브루프와도 연계된다.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는 “현재 일본 시장은 금융기관과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시도하려는 1, 2년 전 국내 상황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신규 솔루션으로 일본에 진출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의 국내 법인 라인플러스와 아이콘루프가 합작한 언체인은 일본 라인 사용자 대상 암호화폐 지갑서비스 ‘링크미’를 오는 10월 정식 선보인다.

링크미는 현재 일본에서 시범 서비스 중으로 이를 통해 사용자는 간편 로그인, 신원인증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일본에서도 링크미에 대한 반발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서 암호화폐 공시 제도 서비스를 주도했던 크로스앵글은 최근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5곳과 협업 계약을 맺었다.

이를 기반 크로스앵글은 일본 거래소들에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등을 제공하는 수익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일본 블록체인 시장에 사업 물꼬를 튼 효과는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일본 고객사들이 국내 블록체인 기업에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서비스를 이용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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