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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화하는 불매운동 ③]‘보이콧 일본’ 확산에…일본차·일본여행도 ‘급브레이크’
- 6월까지 잘 나갔던 일본차 판매량 뚝
- 중고차 입찰 건수ㆍ신차 견적도 감소
- 일본행 항공권 취소 비중도 5배 늘어
- “이러지도 저러지도” 업계 실적 촉각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A씨(41세)는 최근 구입한 일본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김치테러’ 등 피해 소식이 잇따르는 데다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아서다. A씨는 “프로모션을 통해 싼 가격에 (일본차를) 샀는데 이슈에 따라 운행을 주저하게 되면서 갈수록 후회가 커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인천 구월문화로상인회 회원들이 지난 23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상가 밀집 지역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행사'에서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이후 불매운동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일본차와 일본 여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관련 업계는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7월 성적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일본차 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양국 간 갈등이 해결되기를 바라며 상황을 주시하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판매 위축세는 뚜렷하다.

온라인 ‘내 차 팔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헤이딜러가 일본차의 중고차 인기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고차 딜러들이 일본차를 입찰한 건수가 최근 한 달 새 최대 30% 감소했다.

비교 조사 기간은 6월과 7월 1일부터 21일이었다. 대상은 판매량이 가장 많은 모델인 닛산 ‘알티마’, 토요타 ‘캠리’, 렉서스 ‘ES300h’, 인피니티 ‘Q50’, 혼다 ‘어코드’ 등이었다.

반대로 일본차의 중고차 경매 출품 건수는 증가했다. 인피니티 Q50은 이 기간 127%, 토요타 캠리는 65% 각각 증가했다. 닛산 알티마는 같은 기간 49% 출품 건수가 늘었다.

자동차 종합 플랫폼 ‘겟차’의 기업부설연구소가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일본차 견적 문의 건수는 지난 6월 1일부터 17일까지 2341건에서 이달 17일까지 1374건으로 41%나 감소했다.

일본차에 기름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주유소부터 수리를 거부하는 정비업체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박진우 헤어딜러 대표는 “일본의 무역 보복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이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까지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 사무실에 붙은 김포~대마도 노선 광고.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는 고객들의 예약 취소를 이유로 시마네현 이즈모(出雲)공항과 김포를 잇는 전세기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연합]

‘일본여행 안가기 운동’에 따른 항공업계의 파장도 크다. 위메프 투어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시작한 이후 일본행 항공권 취소 비중은 5배까지 급증했다. 일본 항공권 예약 건수는 6월 4주차에 전체 예약 건수의 25%를 차지했지만, 7월 3주차엔 10%까지 떨어졌다.

7·8월 일본 노선 항공기 예약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 3% 증가했으나 취소 사례가 늘고 있다. 여행사를 통한 신규 예약자 수도 7월 들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형 항공사(FSC)보다 일본 노선을 주요 수익원으로 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고민이 더 크다. 관련 마케팅을 할 수도, 노선 계획을 빠르게 바꾸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 LCC 관계자는 “3분기 성수기 여객 지표가 연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노선의 침체가 길어질수록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다행히 동남아와 중국 여행 수요가 견조해 대체 노선을 홍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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