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소스 3년새 70%성장 작년 243억 시장 업계 제품 출시 앞다퉈…외식도 바람몰이 마라탕·훠궈…중식 소스도 판매 급증
동남아 여행의 현지식 인기가 외식업계는 물론 가정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 일식, 중식, 양식에 머물던 외식 시장은 해외여행 증가와 함께 동남아 관련 프랜차이즈 전성시대를 맞았다. 이에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동남아 소스 출시가 불붙는 추세다.
9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우리나라 동남아 소스 시장은 2016년 144억원, 2017년 178억원에서 지난해 243억원 규모로 3년 새 70%가량 성장했다.
새로운 외식 트렌드로 동남아 음식이 주목받으며 업계에선 관련 소스 개발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연구원과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태원이나 홍대, 연남동 등 핫플레이스의 유명 음식점을 돌며 현지의 맛을 찾는다. 외식에서 즐기던 동남아 음식을 집에서 구현한다는 목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외식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은 제품을 내식화하면 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외식업의 트렌드인 동남아 요리를 집에서 먹는 ‘외식의 내식화’가 소스 시장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외식 시장은 동남아 열풍이 거세다. 베트남, 태국 등 주요 동남아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2년 새 두 배가 늘었다. 베트남 음식점인 에머이, 포베이 등 상위 8개 브랜드(매장수 기준) 매장은 2015년 174개에서 2017년 344개로 증가했다.
해외 현지의 유명 카페나 음식 프랜차이즈의 국내 상륙도 부쩍 활발하다. 베트남 휴양지인 호이안의 샌드위치 맛집 ‘반미프엉’은 지난 5월 서울 연남동에 1호점을 열었다. 베트남 콩카페는 지난해 연남동에 이어 3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입점했다. 싱가포르 브런치 카페인 ‘PS카페’는 내달 청담동에 들어서며, 싱가포르 칠리 크랩 맛집 ‘점보 시푸드’는 서울 도곡동에 첫 매장을 연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는 동남아 소스 시장을 겨냥한 제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동남아풍의 소스 브랜드 개수는 2016년 47개, 2017년 54개에서 지난해 72개로 늘었다. 국내 소스 시장은 2016년 1500억원에서 지난해 1760억원 규모로 약 17% 성장한 반면 동남아풍 소스는 1년 새 성장률이 37%에 달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대상은 2017년부터 쌀국수, 팟타이 소스로 ‘아시안 쿠킹소스’를 선보이며 동남아 소스 시장을 키웠다. 지난 5월엔 베트남식 분짜 소스, 닭쌀국수 소스 2종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소스를 그대로 부어 찍어먹거나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대상 소스 종류는 2014년 13종에서 올해 43종으로 5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대상 관계자는 “해외여행과 외식 경험의 증가로 현지 음식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완성도 높은 다양한 아시안 소스가 출시되고 있다”며 “업계에서 앞다퉈 소스 제품을 선보이는 만큼 앞으로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샘표는 지난 6월 아시안 소스 브랜드 ‘티아시아키친(T’Asia Kitchen)’을 론칭하고 쌀국수, 나시고랭, 팟타이, 팟씨유 소스 4종을 내놨다. 태국 왕실 요리 전문 레스토랑 수석 셰프였던 피수티삭 부라나싱이 직접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 CJ제일제당도 지난 3월 쌀국수와 팟타이를 즐길 수 있는 ‘백설 아시안누들 소스’를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엔 마라탕, 훠궈 등의 열풍으로 중식 소스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기업 ’이금기가 출시한 훠궈 마라탕소스, 훠궈 해선탕 소스는 국내 대형마트 등에서 한 달 만에 16만 팩이 판매됐다. 대상은 중화풍 요리에 쓰이는 굴소스를 내놓고 있다. 직화파기름 굴소스로 볶음밥, 고기볶음 등 볶음 요리에 쓰이며 중화식 풍미를 구현할 수 있다.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