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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포럼·기업M&A 자문…빛 발하는 해외진출 로펌
러-KAI 소송’ 완승한 경험 살려
율촌 ‘한-카자흐스탄’ 포럼 진행

태평양·세종 등 베트남 역량 집중
금융·부동산서 국내기업 대리역할



해외로 진출한 로펌의 광폭행보가 이어진다. 기업M&A부터 정부포럼 지원까지 역량을 축적해온 로펌들의 전문 분야가 빛을 발한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북방 3국 순방 마지막날. 4차 산업혁명 협력부터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등 30여건의 MOU 체결 소식을 알린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을 진행한 법무법인 율촌의 이화준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율촌의 러시아와 구소련 출신 국가 진출은 이 변호사가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변호사가 러시아통으로 인정 받은 계기는 러시아 정보기관 FSB(구 KGB)가 관심을 갖고 있던 군사기술 유출 사건 상고심을 2014년 6월 뒤집으면서다. 러시아 군사기술연구소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상대로 527억원의 소송을 진행했다. 한국 공군 훈련기 KT-1 등에 러시아 군사기술이 사용됐다는 이유였다. 러시아 법원에서 진행된 1·2심은 러시아의 완승. 러시아 군사기술로 외국인들이 막대한 이득을 봤는데 러시아 법원이 그냥 놔둘 것 같으냐는 세간의 평을 따라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러시아 측 연구원들이 당시 KAI의 전신인 대우중공업에 채용된 상태라는 것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러시아 상고심 법원은 원심을 깨고 KAI의 손을 들어줬다. 우리나라 4대 로펌 중 최초로 베트남 호치민에 사무소를 개소한 율촌은 현지 로펌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현지 네트워크를 다지는 데 집중한다. 현재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10개국 18개 도시에서 일하는 변호사들과 연계한 네트워크형 로펌인 지코 로 네트워크(ZICO LAW Network)와 제휴를 맺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북방에 공을 들이는 다른 로펌으로는 법무법인 화우가 꼽힌다. 김한칠 변호사를 중심으로 타쉬켄트에 사무실을 꾸린 화우는 최근 한국 기업이 우즈베키스탄에 소유하고 있는 백화점의 현지 임차인들을 상대로 한 명도소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또 한국 회사를 대리해 우즈벡 회사를 상대로 상표권 취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신북방 만큼 주목을 받는 신남방 국가로 한국 로펌 진출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을 선점한 것은 법무법인 태평양. 2007년 베트남에 진출한 1세대 한국 변호사 양은용 동남아시아 팀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현지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카드가 베트남 금융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를 인수하는 자문 서비스를 제공했다. 베트남의 자국 금융사업 보호 환경에서도 한국 신용카드회사가 베트남 금융회사를 100% 지분 인수해 중앙은행의 승인까지 받아낸 최초의 사례다.

법무법인 세종도 베트남에 역량을 집중했다. 금융, M&A, 부동산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을 대리한 길영민 파트너 변호사가 베트남 현지 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다. 세종 본사에서도 본사와 베트남 사무소 간의 협업을 한층 강화하는 등 베트남 사무소를 적극 지원한다. 길 변호사는 “최근 베트남에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투자상품이나 구조로 진행되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10년 이상 한국에서 수행했던 IB 업무 경험이 이러한 업무들을 처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세종은 CJ 대한통운의 베트남 최대 물류회사인 제마뎁 인수 건과 밸류시스템운용 베트남 메자닌펀드 설정 자문 등을 지원했다.

이 외에도 법무법인 광장은 ‘사드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 철수의 법률 자문을 맡으며 주목을 받았고, 법무법인 바른은 싱가폴 국제중재센터(SIAC)에서 한국기업들의 국제중재 관련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김진원·이민경 기자/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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