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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니자동차·전전자교환기…해방 이후 70년 산업기술史 담다
- 4년간 10대 분야, 약 400명의 각계 산업기술 전문가 참여
- 해방 이후부터 70년간의 대한민국 산업기술 발자취 정리
- 한국형 산업기술 발전 모델의 정립과 노하우 보존
- 산·학·연 전반에 배포, 기초연구 자료로 활용 기대


최초의 국산 고유모델 승용차인 현대자동차의 포니 [출처 현대자동차]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대동공업은 1963년 국내 최초 동력경운기를 생산해 우리 농촌의 근대화와 기계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포항제철소 고로 1기가 가동된 첫 해인 1973년 국내 조강 생산은 124만 톤을 기록했다. 국산화율 90%에 달하는 최초의 국산 고유모델 승용차인 현대자동차의 포니는 1974년 10월 토리노 모터쇼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국산차 시대를 열었다. 1983년 녹십자는 12년의 연구 끝에 B형 간염 백신인 ‘헤파박스-B’ 개발에 전 세계 세번째로 성공했고 1986년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세계 10번째의 전전자교환기(TDX-1)는 1989년 1가구 1전화 시대를 앞당기는 역할을 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대한민국 산업기술사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10권으로 이뤄진 ‘한국산업기술발전사’는 해방 이후 70년간의 산업기술 노하우가 집대성된 국내 최초의 전문자료다. 400여명의 집필진이 지난 4년에 걸쳐 책자를 제작했다. 

해방 이후부터 70년간의 대한민국 산업기술 발자취 정리한 한국산업기술발전사가 발간됐다. [출처 한국공학한림원]

한국산업기술발전사 편찬기획위원장을 맡은 최항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날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책자를 발간하기까지 대한민국 산업기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새로운 혁신 동력을 찾아볼 수 있었다”라며 “고도성장을 일궈낸 선대 산업기술인들의 노력이 책자에 오롯이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 역사를 산업기술사적 관점에서 정리한 전문자료는 사실상 없었다. 프랑스의 기술공예박물관, 영국 맨체스터박물관 등 서구 선진국이 18세기부터 산업기술 발전과정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한 것과 대비된다. 일본도 산업기술사자료정보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공학한림원은 “한국의 놀라운 발전과 성장은 국제적인 관심 대상이지만 그 발전 과정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했다”라고 덧붙였다.

공학한림원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14억원의 지원을 받아 2016년 편찬기획위원회를 구성했다. 산업별 발전사는 10개 부문으로 구분됐다. 10개 부문은 ▷기계 ▷소재 ▷운송 ▷전기전자 ▷정보통신 ▷화학 ▷바이오ㆍ의료 ▷에너지ㆍ자원 ▷건설 ▷섬유ㆍ식품이다.

한국산업기술발전사 편찬기획위원장을 맡은 최항순 서울대 명예교수 [출처 한국공학한림원]

책자 제작을 위해 집필진도 대규모로 꾸려졌다. 10개 부문은 약 50개의 중분류와 170여개의 소분류로 세분화됐다. 이에 따라 기술개발 연구원, 산업체 임직원, 교육가, 정부 관료 등으로 구성된 산학연 전문가 277명이 원고를 작성했다. 이들은 원고지로 약 3만 매에 달하는 분량의 글을 써 내려갔다. 소설로 치면 단행본 30권을 만들 수 있는 정도다. 원고 감수에 공학한림원 회원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사실 확인과 함께 배경의 해석, 사건의 첨삭 등을 보완했다.

편찬위원회는 산업별로 집필진과 감수진이 나뉘면서 권별 서술 형식과 목차 체계가 달라질 수 있는 점을 방지하기 위해 ‘기술도입기’, ‘기술체화기’, ‘기술선도전환기’, ‘기술선도기’로 구성되는 4단계 목차 체계를 마련했다. 또 기술개발의 과정과 주체, 핵심내용, 위기극복, 산업에 미친 영향, 에피소드 등 필수 구성요소를 제시해 원고의 일관성을 유지토록 했다. 문체와 표기 통일을 위해서는 기술사 전공자 및 편집자들이 교정과 교열을 봤다. 편찬 초기부터 열린 분야별 회의만 272회에 이른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산업기술 개발 주역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국 특유의 산업기술 발전모델을 체계적으로 정립했다”라며 “이번 책자가 산업계와 연구계 및 학계 전반의 귀중한 기초 연구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산업기술발전사 책자는 무상으로 대학도서관, 주요 연구원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e북 형태로 한국공학한림원 홈페이지(https://www.naek.or.kr)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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