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자신에게 대든다는 이유로 10대 아들을 수차례 흉기로 찌른 아버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민철기)는 살인미수와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57)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수사 결과 일용직 노동자인 이씨는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10여 년 전부터 가족들과 상당한 불화를 겪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평소 생활비 문제로 아내 권모씨에게 식탁 의자를 던지거나 라면 봉지를 치우는 문제로 아들 이모(19)군의 얼굴을 수십 대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에는 아내 권씨가 추석 명절에 친가에는 가지 않고 근처에 사는 처가에 왕래한다며 망치로 전자도어록을 부수기도 했다.
또 지난 3월 이씨는 딸과 신발 정리 문제로 다투던 중 걱정되어 지켜보던 아들 이군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말했다. 이군이 이를 거부하며 “불쌍하다 진짜” 등의 말을 하며 대들자 흉기로 아들을 찔렀다. 이씨는 도망가는 아들을 따라가며 10여 회에 걸쳐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씨는 “아들이 반말하면서 도발해 순간적으로 화가 나 겁을 주기 위해 흉기를 집어 들었을 뿐 살해할 의사는 전혀 없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옆에 비교적 크기가 작은 과도가 놓여 있었음에도 굳이 큰 과도를 사용한 점 ▷허공에 휘두르는 시늉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며 수차례 찌른 점 ▷검찰 조사에서 “흉기를 들고 싸우고 찌를 때 아들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토대로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이어 “이씨가 평소 경제력 부족으로 가족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그 죄질이 극도로 불량하고, 피해자들 역시 강력한 처벌을 거듭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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