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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설과 고함 오간’ 노량진수산시장…수협, 5차 명도소송 강제집행 진행
-오전 9시25분께, 수협측 직원들 등장
-출입구 인근 배회하자 상인들 ‘고함’지르며 반발
-수협 측 ‘불법점거 중단해야’ vs 상인들 ‘생존권 보장’

명도소송 강제집행이 진행되고 있는 노량진 수산시장 입구.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중인 수협이 구 수산시장에 대한 다섯번째 명도소송 강제집행에 들어갔다. 시장 상인들은 이에 반발하며 시장 진입로마다 저지 인력을 배치했고, 양측간엔 일부 충돌이 발생했다.

25일 경찰과 ‘함께살자 노량진 수산시장 시민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수협 측은 이날 오전 9시께 명도소송 강제집행에 들어갔다. 상인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구시장 입구에서 ‘강제집행 중단 및 생존권 보장’ 집회를 진행했고, 집회가 끝난 뒤엔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노량진 역측 입구와 노량진역 육교, 신시장 연결통로 등에 인력을 배치했다.

오전 9시 25분께부터 수협측 인력들이 노량진수산시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노량진 역 측 출입구를 시작으로 시장 주변을 다녔고, 입구마다 배치돼 있던 상인들은 이에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며 고함을 이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9시 30분께 노량진수산시장 노량진역 부근 육교에서는 노량진 수산시장 관련 플래카드를 제거하려는 인력과 상인들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

신시장 측 주차장 축입구 확성기에서는 “일부 상인들이 구시장을 점거하면서 시장원활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서 “지난해 11월 5일 단전단수를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무허가시장 폐쇄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겠다”는 안내메시지가 울렸다.

구시장 상인들은 확성기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또 수협의 사업 대응 방식에 크게 반발했다.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비대위원장(시민대착위원장)은 “노량진 수산시장 문제는 현대화 사업이라는 미명하에 기존 상인들이 쫓겨나는 문제가 발생한 현장”이라며 “재개발 사업, 현대화 사업에서 쫓겨나는 사람이 더이상 나오지 않게 하겠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가치를 지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도소송 5차 강제집행이 예고된 25일 오전 8시께, 노량진 수산시장 입구에 모여 집회를 진행중인 상인들.

현장에서 만난 최영천 민주노련 위원장도 “매일 구노량진수산시장에는 수협이 동원한 인력들이 와서 행패를 부리고 있다”면서 “수산시장 종사자 95%가 여성이고, 다수가 중년 이상인데, 수협측 인력이 와서 성적인 농담을 하고 욕설을 퍼붓고 간다. 강제집행 진입을 저지해야 한다”고 했다.

구시장에서 40년간 D 수산을 운영했다는 권모(70) 씨는 “수협측 용역들이 와서 날마다 아침과 저녁을 가리지 않고 건물을 파손하고, 지게차를 몰고 다니고 있다”면서 “어제는 수협측 용역들 탓에 제대로 장사를 개시도 하지 못했다”고 불평했다.

꽃게류를 판매하는 박모(75) 씨는 “매일 70~80명씩 와서, 매대에 진열해놓은 물건을 건들고 자리를 비우면 집어던지기도 한다”면서 “현재 남아있는 상인들은 벌어놓은 것 없이 하루하루 간신히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고충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지난 2005년부터 현대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 기존 구시장이 노후되자, 수협이 중심이 돼서 인근에 신시장을 짓고 구시장을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시장 상인들은 신시장의 협소한 공간과 비싼 임대료를 문제로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 2015년부터 크고 작은 충돌을 반복하며 대립하고 있다.

신시장은 2년 전 개장했으며 1200여곳 상인들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여전히 120여개의 점포가 구시장에서 영업 중이다. 이에 수협측에서 동원한 인력들이 시장에 들어와 철거작업을 진행하면서, 상인들과 사이에서 매일 크고작은 마찰을 빚고 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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