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의지 봤다”는 文 발언 놓고 맹공 -한국당, 대북 특사設 도는 정의용에는 “NO”

나경원 “김정은 ’오지랖’ 모욕에도 文 희망회로만…같은 시정연설 봤나 의문”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비핵화 없는 대북제재는 없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발언과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 말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연일 정부의 외교정책 실패 비판에 나섰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지랖’을 운운하며 김 위원장이 공개모욕을 한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단호한 대처를 기대했지만, 헛된 희망을 가졌던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의 희망 회로만 볼 수 있는 수석 보좌관 회의였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미국은 비핵화 없는 제재 완화는 없다고 하고, 북한은 제재 완화 없이 비핵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 와중에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천명했다’고 말한 문 대통령이 우리와 같은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을 본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김재경 의원은 “미국으로부터는 동맹국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고, 북한으로부터는 한민족의 당사국으로 서라는 경고를 받은 셈”이라며 “정부는 허둥지둥 고민할 게 아니라 한미동맹으로 안보를 굳건히 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열린 자세로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상현 의원도 “정부가 추진 중인 대북특사는 미국에서 신뢰하지 못하는 ‘거짓말쟁이(liar)’가 돼서는 안 된다”며 “실패한 중재자가 아닌 성공한 협상가를 특사로 보내야 하는데, 최근 말이 나오고 있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은 안 된다. 특사를 맡길 사람이 아니라 배척해야 할 사람”이라고 했다.

한미정상회담 중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무기 구매 발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백승주 한국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내내 ‘한국이 무기를 구매해줘 고맙다’는 말을 했는데, 무기 구매는 국회에서 예산을 심의해야 하는 내용”이라며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다. 국민이 알아야 하는 사안인데 정부와 안보라인 안에서 모종의 제안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