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인당 연간 20회 의사 1인당 하루 18회
진료권 제한여부 논란 진료비 상승여부 이견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한방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8일부터 시행됐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으로 밀고 당겨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거나 사고로 어긋난 척추ㆍ관절ㆍ근육ㆍ인대 등의 제자리를 찾아주는 치료법이다. 지금까지는 비급여로 분류돼 한방과 병ㆍ의원별로 가격 차이가 났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면서 환자부담이 1~3만원으로 줄게 됐다. 문제는 연간 20회, 한의사 1인당 하루 18명인 진료제한이다.
한의업계는 20회 제한이 환자의 치료권을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한의사협회는 “완치되지 않았음에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며 “환자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 급여화를 추진한 본래의 취지에도 역행한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업계는 제한이 있어야 과잉진료를 막을 수 있으며 환자의 치료권 박탈과도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경상환자가 대부분이다. 20회 이상 추나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 과잉진료를 하겠다는 꼴”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환자의 한방 평균 진료일수는 지난해 기준 9.37일이다. 자동차보험의 상해급수 1~14등급 가운데 등급이 가장 경미한 12~14등급이 전체 환자의 94.1%에 달한다.
지난해 3월 ‘추나요법 급여 전환을 위한 시범사업 평가 연구’에서 한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료횟수는 중증도가 낮은 경우 6.8~7.8회, 중등도의 경우 12.8~15.7회, 중증도가 높은 경우 21.5회~25.6회였다.
한방진료비 급증에 따른 보험료 인상 우려에 대해서도 의견은 갈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한방진료비는 2016년 4598억, 2017년 5545억 이었으며 2018년에는 7139억원에 달해 전년대비 28.8% 증가했다. 특히 추나요법 진료비는 2016년 394억원에서 2018년 717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자동차보험은 지금까지 비급여인 추나에 대해 별도의 수가(1만5307원)를 책정해 지급했지만 이번에 책정된 건강보험 수가는 2만2332~5만7804원으로 기존보다 47~281% 올랐다. 추나 진료비가 폭등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한의사업계는 건보 급여화로 추나요법이 적정 수가를 인정받은 것인데 과거보다 진료 수가가 높다는 이유로 보험사들이 우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직 진료비가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보험료 타령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토부는 “20회의 추나요법을 기본적으로 인정하고, 진료상 한의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있을 경우 추가적인 시술이 가능하다”며 진료권 제한은 아니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