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연례 국제마라톤…해빙분위기 속 서방참가자 작년의 두배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북한이 주최하는 대표적 연례 국제스포츠 행사인 ‘만경대상’ 국제마라톤대회가 7일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과 외신 등이 전했다.

특히 한반도 긴장 완화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올해 대회에는 외국인 참가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제30차 만경대상 국제마라톤경기대회가 평양에서 진행되었다”며 북한과 중국, 모로코, 케냐, 에티오피아 등에서 온 선수들과 여러 나라의 마라톤 애호가들이 참가했다고 소개했다.

대회는 5km, 10km, 하프코스, 풀코스로 치러졌다.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인최휘 노동당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일성경기장에서 개막식이 열렸다.

김일국 체육상의 개막연설에 이어 신호총 소리가 울리자 참가자들이 주로를 따라 달렸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연도에서는 북한 근로자와 학생들이 주자들을 응원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대회 참가자 규모를 보도하지 않았지만, AFP통신은 평양발 기사에서 북한 전문여행사 ‘고려투어’를 인용해 서방 참가자가 950여명 가량이라고 전했다. 지난해의 약 450명에서 배 가량 늘어난 숫자다.

이는 지난 2017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이기도 하다고 AFP는 설명했다.

지난해 4월 8일 열린 제29차 대회에서는 미국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참가자가 전년보다 대폭 감소한 바 있다.

콜린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과 함께 참가 사실을 소개했다. 그는 영국 동료들과 10km 코스를 뛸 준비를 하고 있다며 “경기장 분위기가 굉장했다”고 전했다.

이날 크룩스 대사가 올린 시상식 사진에는 세계적인 물류 서비스 회사인 DHL의 로고판이 세워진 모습도 눈에 띄었다. DHL은 이번 대회의 공식 협력 및 공급 업체라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앞서 보도한 바 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경기에서는 북한의 리강범(남자), 리광옥(여자) 선수가 1등을 차지했으며 에티오피아 선수가 남자부 2위를 했다. 아마추어 부문에서는 러시아와 스웨덴 참가자가 각각 남자부와 여자부 1위를 차지했다.

북한은 1981년부터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4월 15일)을 기념해 국제 마라톤 대회를 개최해왔으며 2014년부터 외국인 참가를 허용했다.

외국인들이 평양 거리를 달릴 수 있는 행사로 비교적 이름을 알렸으며, 최근에는 마라톤 대회와 연계한 관광상품도 활발히 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