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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화의 희열2’ 호사카 유지, “일본이 한국에 사과하지 않는 이유 세가지는..”

그가 신념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이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대화의 희열2’ 호사카 유지가 가장 명확한 시선에서 가장 민감한 한일문제에 대해 거침 없는 이야기를 풀었다.

6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2’에서는 원래는 일본인이었지만 지금은 한국인이 된 호사카 유지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중요한 사실들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호사카 유지 교수는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독도 문제를 연구하게 된 계기, 한국 사람이 된 이유, 독도 문제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 일본이 양성하고 있다는 ‘21세기 신친일파’에 대한 이야기까지. 자신의 인생은 물론 역사, 한일문제에 이르기까지 거침 없이 털어놨다.

호사카 유지의 인생을 바꾼 것은 과거 강의 중 만난 한 학생의 질문이었다. 학생은 호사카 유지에게 독도가 일본 땅인지, 한국 땅인지 물었다고. 당시 독도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던 그는 그 학생에게 “공부하고 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호사카 유지는 21년째 독도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명확하게 말했다.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대화는 독도문제에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이어졌다. 호사카 유지는 자신이 찾은 수많은 문서 증거들을 예로 들며 일본이 왜곡시키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만행을 설명했다. 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하루에 70명에서 100명의 일본군을 상대했다는 ‘위안부’ 이야기. 호사카 유지는 “일본은 강제연행 증거가 없다고 하지만 반드시 있을 것이란 생각에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호사카 유지는 “1937년에 일본이 ‘추업’(매춘업)을 할 여성 3000명을 모집하라는 일본군의 명령이 담긴 공문서도 찾았”고 했다. 또한 “일본 유명 만화가인 미즈키 시게루가 그린 전쟁터에서 있었던 내용에는 ‘위안소’가 나온다. 그 만화에는 전투가 있기 전날 군인들이 죽을 수도 있어 전날 위안소를 자주 찾았다는 내용도 있고, 위안부 한 명당 80명 이상 일본군인들이 줄을 서있는 만화 그림도 있다”고 말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거침 없이 비판했다. 호사카 유지는 “일본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지만 법적 책임이 아닌 도의적 책임이라고 했다. 10억엔도 배상금이 아닌 위로금이라고 했다”고 알렸다. 결국 실질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이뤄진 합의이기에 2018년 화해치유재단은 해산 작업에 들어갔다고.

일본이 위안부 등 만행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이유도 설명했다. 첫째, 일황을 중심으로 해서 명맥을 이어오며 청산되지 않은 세력들의 존재라는 구조적인 문제. 가령,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 등을 이어받은 세력이다.

둘째, 일본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언제까지 사죄해야 하느냐는 ‘사죄피로감’이다. 세째,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한다는 일본인들의 미학이다. 그래서 패배를 할복으로 대처하고, 진실은 왜곡, 은폐한다는 것.

이외에도 호사카 유지는 일본이 양성한다는 ‘21세기 친일파’에 대해서도 알렸다. 겉으로는 일본은 주위에 좋은 친구들을 두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조건 없이 수 차례 돈을 건네며 외국인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 뒤, 일본 극우파의 입장을 외국인을 통해 주장하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들을수록 충격적이고, 두려워지는 이야기였다.

또 한국인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독립운동가로 ‘조명하 선생’을 꼽았다. 실패로 끝났지만 조명하 의사가 대만에서 일본 군부 주요인물에 대한 폭탄 투척을 시작으로, 윤봉길-이봉창 의사들의 의거, 장제스의 대한민국 독립 적극 지원 등이 이어지게 됐다.

실제 일본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도 언급했다. 조직적인 혐한시위가 있지만, 자발적인 반혐한시위도 많다는 것. 혐한시위에 나타나 인종주의 물러나라는 건강한 시민세력이다. 그래서 후자들의 존재도 알려달라는 것. 한국과 일본 양국의 시민세력들이 손을 잡아야 힘을 더 많이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전했다.

호사카 유지는 “가끔 독도와 관련된 자료를 찾으러 일본에 간다”면서 “일본 도서관에 가면 자신의 이름을 쓰는 곳이 있는데, 담당자가 내가 누군지를 알아보더니 ‘다음에는 어디를 가십니까’라고 물어봐 그 이후에는 혼자서 일본을 못간다”고 털어놨다.

방송 말미 “어떻게 기억되고 싶나”는 MC 유희열의 질문에 호사카 유지는 “사회적인 평가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아이들이 ‘아버지는 신념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답했다.

말 그대로 자신의 신념에 따라 풀 한 포기 없는 길을 외롭지만 꿋꿋하게 걸어온 호사카 유지. 2019년 대한민국을 사는 그는 한국인이고 한국인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로 인해 우리 모두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 호사카 유지와 나눈 대화가 의미 있는 희열이 된 시간이었다.

한편 ‘대화의 희열2’ 5번째 게스트로는 조회수 약 4,000만 영상의 주인공, K팝의 상징이자 가수 선미의 ‘가시나’의 안무가 리아킴이다. 그녀의 거침 없고 솔직한 이야기가 공개될 KBS 2TV ‘대화의 희열2’는 오는 13일 방송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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