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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관료들이 트럼프식 ‘트위터 외교’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존 볼턴ㆍ마이크 펜스 등 트럼프 관료, 외교에 트윗 활용

베네수엘라 사태, 팔레스타인과의 균열 등에 대한 의견 남겨

전문가 “단순히 트럼프를 옹호하는 수준…정책 부재 스스로 드러내”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는 취임 이후 줄곧 통상적인 ‘외교 규칙’과는 다른 자신 만의 외교를 펼쳐왔다. 그의 외교는 280자 짜리 트위터(twitter) 글에서 시작해 트위터로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메시지로 가득찬 그의 ‘트위터’는 북핵문제,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분담금 문제 등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이제는 정부 내 인사들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외교’를 따라하고 있다. 이들이 남기는 트윗의 대부분은 대통령의 정책을 ‘옹호하는’ 내용이다. NYT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사내 모방범단’을 만들었다”면서 정부 인사들이 트위터를 외교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위기에 대해 150번 이의 트윗을 남겼다. 그는 트위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새 정권의 수장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제이슨 그린블랫은 미국이 텔아비브에 있던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2017년 이후, 반발하는 팔레스타인을 겨냥한 수 십 개의 트위터 글을 게시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베네수엘라 사태를 놓고 정기적으로 트윗을 남기고 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쿠바 정권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훼손하려 한다”면서 “미국은 계속해서 국민들의 권리를 압박하고, 베네수엘라의 독재 정권을 옹호하는 쿠바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트럼프 정권 인사들이 ‘트위터 외교’를 따라하는 것과 관련, 겉만 번지르르할 뿐 결국은 정책이 부족하다는 점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정부 시절 러시아 대사를 역임하면서 트위터를 외교의 도구로 활용하기도 했던 마이클 맥파울은 “트위터는정책을 발표하는 공간을 넘어 가끔은 정책이 만들어지는 공간으로서도 역할을 한다”면서 “하지만 트위터가 전통적인 정책 수립 방식을 대체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비교했을 때 이들 인사들의 트윗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떨어진다. 매일 같이 볼튼 보좌관이 트위터에서 베네수엘라를 향한 공세를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대통령이 강경하게 버티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키로 한 이후 그린블랫 총리의 트윗이 팔레스타인과의 균열을 바로잡거나 오랫동안 기대했던 평화 계획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준 것도 아니다.

결국 트럼프 정부 인사들의 트윗은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거나 외교에 영향을 미치는 것보다는 단순히 트럼프의 주장을 반복해서 되풀이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NYT는 “대통령의 참모들은 모두 그의 트위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그의 행보를 베낀다”면서 “볼튼 보좌관의 경후 순전히 반복을 통해 메시지를 옹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그가 베네수엘라에 대해 150개 이상의 트윗을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 수사를 ‘마녀 사냥’이라고 반복해서 언급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의 트위터. 그는 지난 6일 트윗을 통해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볼턴 트위터 캡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트위터. 그는 마두로 정권을 옹호하는 쿠바를 비판하며 쿠바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펜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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