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어린이병원 공동 연구팀이 원인 유전자 찾아내
[사진설명=희귀질환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영아의 모습. 픽사베이 제공]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연구진이 번역된 한국어 이름이 없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극히 희귀한 질환의 원인을 밝혀냈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조태준, 숙명여대 김용환, 연세대 이한웅, 우리어린이병원 김옥화, 삼성서울병원 조성윤, 서울의대 최무림 공동 연구팀은 극희귀 골격계 유전성 질환인 ‘스포나스트림 이형성증’의 원인 유전자를 찾아냈다고 최근 발표했다.
스포나스트림 이형성증은 키가 작고 호흡기 협착, 관절 변형, 척추 변형 등이 나타나는 극 희귀 골격계 유전질환이다. 지금까지 학회에 보고된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15명 정도에 그친다.
이번 연구는 골격계 유전질환 진단의 권위자인 김옥화 박사의 주선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브라질, 핀란드, 인도, 일본 등 5개국의 20여 기관이 국제 다기관 공동 연구로 참여했다. 연구팀이 스포나스트림 이형성증 환자 13명을 조사한 결과 10명에게서 톤슬(TONSL)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톤슬 유전자는 DNA 복제와 손상된 DNA의 복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이다. 최근 새로이 발견되는 질병원인 유전자들은 게놈 프로젝트 덕분에 찾아내기는 하지만 아직 그 기능이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톤슬 유전자도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찾아낸 돌연변이가 해당 유전자의 기능을 어떻게 저하시키는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입증했다.
조태준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극희귀 질환으로 알려졌던 스포나스트림 이형성증의 원인 유전자를 규명함에 따라 질병의 정확한 정의가 가능해졌다”며 “산전 진단 등 유전 상담의 길이 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용환 숙명여대 교수는 “톤슬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밝힘으로써 DNA 복제 및 DNA 손상복구 기전이 골격계 형성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포스트게놈유전체사업이 지원했으며 유전학 분야 최고 권위의 저널 ‘미국인간유전학회지(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처럼 그 동안 외면 받아왔던 희귀질환에 대해 최근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실제 식약처의 임상시험 현황에 따르면 대표적인 희귀질환인 혈우병의 임상시험은 지난 2017년 1건에 불과했지만 2018년 6건으로 크게 늘었다.
제약 관계자는 “그 동안 원인조차 몰라 손을 놓고만 있어왔던 유전성 희귀질환에 대한 연구가 최근 활발히 이뤄지면서 원인을 찾게 된 희귀질환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원인을 알게 된 만큼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을 하면서 점차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과 치료에 대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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