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사제이자 교수, 시인이었던 최민순 신부는 최고의 번역가로도 유명하다. 읽기 쉽고 리듬감이 있는 번역은 원작의 감동을 전하는데 한몫했다.
특히 최 신부가 번역한 서양 고전 ‘돈키호테’는 스페인어 원문을 번역한 최초의 번역본일 뿐 아니라, 고풍스런 원문을 고풍스런 언어로 직역한 독특한 문체로 유일무이하다. 제2회 한국 펜클럽 번역상(1960년)을 수상한 이 작품은 원작의 화려한 수사를 우리말로 풍성하게 살려내 생생하고 맛깔스런 어휘를 포식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최 신부의 이 ‘돈키호테’가 올재클래식스로 출간됐다.
이번 올재클래식스 29차 시리즈(121~125권)로는 ‘돈키호테’와 함께 ‘십팔사략’(전2권), ‘당시삼백수’(전2권)가 출간됐다. ‘십팔사략’은 중국의 정사 ‘사기’ ‘자치통감’ 등 18사를 축약, 태고부터 송나라 말까지 서술한 역사서.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는 물론, 진시황, 항우와 유방, ‘삼국지’의 영웅호걸들, 당태종, 측천무후, 칭기즈칸 등 수많은 인물과 고사를 담고 있는 책은 치세와 난세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조선 성현들의 필독서였다.
이번에 나온 번역본은 신동준씨가 완역, 정확한 사료 분석을 바탕으로 300여개의 상세한 주석을 붙였다.
중국문학이 가장 찬란했던 당대의 대표시를 모은 ‘당시삼백수(唐詩三百首)’는 임동석 건국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가 번역했다. “당시 300수를 외우면 시를 읊지 못하던 사람도 저절로 읊을 수 있게 된다”는 말이 전할 정도로 시의 정수를 담고 있다. 제왕, 사대부, 승려, 기녀, 무명씨 등 다양한 작가의 뒤어난 한시를 즐길 수 있다.
올재클래식스는 매 분기 4~5종씩 선보이며 종당 5000권을 발행, 4000권은 권당 2900원에 6개월간 한정 판매하고 나머지 1000권은 시골 공공 도서관, 군부대, 공부방, 교정기관 등에 기증한다. 이번 시리즈는 25일부터 인터넷 교보문고와 광화문 영업점, 26일부터는 전국 교보문고 매장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