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경제침체기 돌입 신호”
미국을 비롯한 주요 나라들의 경제 상황이 올해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OECD국들의 경기선행지수(CLI)는 99.3을 기록하며 전월 조사(99.4) 대비 또 다시 하락했다. OECD 전체 CLI는 지난해 6월 99.9를 기록한 이후 100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실제 경기 흐름보다 6~10개월 정도 후의 경기 상황을 예측하는 지표다. 100을 상회하면서 상승하면 확장 국면, 100을 넘었지만 하락 추이면 하강 국면으로 평가된다. 100을 밑돌면서 하락 추이에 있으면 수축, 상승 추이에 있으면 회복 국면이다.
‘나홀로 호황’을 누렸던 미국의 경기도 수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날 OECD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CLI는 11월 99.6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100을 밑돈 후 3개월 째 하락이다. 독일의 11월 CLI도 99.8로 전달보다 소폭 하락, 두 달 연속 100선을 밑돌았다.
반면 중국의 11월 CLI는 98.9을 기록했다. 8월 이후 3개월 간 98.7에 머물렀던 것에서 소폭 상승한 수치다.
OECD는 “중국 경제가 다소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일부 국가의 경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둔화되고 있다”면서 “미국과 독일의 경우에는 10월 CLI 평가에서 나타난 성장 모멘텀 완화의 징후들이 이번 평가에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유로존의 수치는 4개월 연속 100을 밑돌며 99.4를 기록,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가 당분간 계속 될 것임을 암시했다. 가장 큰 원인은 생산성 둔화다.
WSJ은 “유로존의 산업 부분은 지난 2017년에는 수출이 급증하면서 호황을 누렸지만, 해외 수요가 약해지면서 2018년에는 급격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OECD 통계에 따르면 유로존의 11월 생산량은 전년 동기대비 3.3% 떨어졌다. 유로존이 정부 부채 증가와 은행 위기 등으로 장기불황을 겪고 있던 지난 2012년 11월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물론 산업 생산성 둔화는 유로존에만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캐피탈 이코노미스트의 비키 레드우드 이코노미스트는 “11월 집계를 보면 많은 나라에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이는 세계 경제가 침체기에 돌입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징조는 이미 여러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최근 JP모건이 발표한 ‘전세계 제조업 경기 활동 지수’는 지난 12월 수출 악화의 영향으로 2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